열쇠를 경비원에게 맡기고 나왔는데, 보증금 이자는 언제부터인가

아파트에서 짐을 빼고 열쇠까지 경비원에게 맡긴 임차인이 보증금을 돌려달라고 했다. 임차인은 이미 집을 비웠으므로 그때부터 지연손해금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집을 비웠다는 사실을 임대인에게 알리지 않은 것이 문제가 됐다.

대법원 2002. 2. 26. 선고 2001다77697 판결은 퇴거만으로는 집을 넘겨주겠다는 이행제공이 있었다고 볼 수 없다고 했다. 보증금을 돌려주는 의무와 집을 인도하는 의무는 서로 맞물려 있다. 임대인에게 반환 지체의 책임을 묻으려면 임차인도 집을 받을 수 있도록 준비하고 그 뜻을 알려야 한다.

이 사건에서는 집을 인도하겠다는 뜻이 담긴 부대항소장이 임대인에게 송달됐다. 지연손해금은 그 다음 날부터 인정됐다. 열쇠를 누가 보관하는지만큼 임대인이 인도 준비 사실을 언제 알았는지가 중요했던 것이다.

열쇠를 제삼자에게 맡기는 방법 자체가 항상 부족한 것은 아니다. 수원지방법원 2026. 4. 29. 선고 2025나54697 판결에서는 임차인이 업무용 오피스텔에서 퇴거한 날 중개사에게 열쇠를 맡기고, 임대인에게 보증금을 입금한 뒤 찾아가라고 문자로 알렸다. 법원은 임대인이 보증금만 지급하면 임차인의 추가 협조 없이 열쇠를 받을 수 있었다는 점을 들어 이행제공을 인정했다.

두 번째 판결은 확정 여부가 확인되지 않은 하급심 사례다. 주택의 대항력과 임차권등기 순위는 별도로 확인해야 한다. 이사와 열쇠 반환을 계획할 때는 지연손해금 문제와 기존 권리 유지 문제를 함께 살펴야 한다.

열쇠를 맡겼다면 보관자, 받을 수 있는 방법, 인도 준비를 알린 날짜가 드러나는 자료를 남겨 둔다. 이미 보낸 문자도 단순한 이사 통지인지 실제로 집을 받을 수 있다는 통지인지 내용까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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