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명용 가상 사례다. 갑이 을에게 창고를 빌렸는데 계약서에는 매월 임대료 액수만 있고 지급일은 비어 있다. 을은 매월 첫날이 당연한 지급일이라며 아직 내지 않은 갑에게 연체라고 말한다. 지급일의 판단 기준은 주변 관행에 대한 설명에 앞서 두 사람의 합의와 민법의 기본 규정에서 찾아야 한다.
민법 제633조는 동산 · 건물이나 대지의 차임을 매월 말에, 그 밖의 토지는 매년 말에 지급하도록 정한다. 다만 수확기가 있는 것에 대해서는 수확 후 지체 없이 지급하도록 정한다. 따라서 아무 별도 합의가 없는 건물 임대차라면 매월 초를 당연한 법정 지급일로 보는 설명은 조문과 맞지 않는다. 이때 대지는 그 밖의 토지와 지급 시기가 구별된다.
다만 계약서에 날짜가 없다는 사실과 지급일 합의 자체가 없다는 것은 다르다. 민법 제105조는 선량한 풍속이나 그 밖의 사회질서에 관계없는 법령 규정과 다른 의사를 표시한 때에는 당사자의 의사에 따르도록 정한다. 차임 지급일을 따로 정했다면 그 약정을 확인해야 한다. 본문 계약서가 빈칸이더라도 특약이나 변경 합의에서 다른 지급일을 정했는지 살펴야 한다.
토지를 빌렸다면 무엇을 위한 토지인지와 수확기가 있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갑이 창고 건물을 빌린 사례와, 수확기가 있는 경작지를 빌린 사례를 같은 월말 기준으로 묶을 수 없다. 경작지의 작물과 수확 사실을 보여 주는 재배 기록, 수확 · 출하 자료는 수확 후 지급이라는 기준을 실제 날짜에 연결하는 데 쓰인다.
준비할 자료는 계약서와 특약, 지급일을 논의한 메시지, 변경 합의 및 입금 내역이다. 앞의 자료는 다른 지급일 약정의 존재를, 입금 내역은 실제 지급 사실을 확인한다. 건물대장이나 토지 관련 자료는 임대 목적물을 확인하는 데 쓴다. 지급기와 지급액을 표로 정리하면 어느 시점의 금액이 미지급인지 대조할 수 있다. 다만 지급일의 확정과 계약 해지 요건은 구별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