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포기 신고를 대리인에게 맡기고 위임장도 냈는데, 법원에서 그 서류에 인증을 받으라는 명령이 왔다. 서명한 위임장이 있으니 인증은 불필요하다고 따로 불복할 수 있을까. 대리권이 실제 있는지와 그 권한을 어떤 서류로 증명할지는 구별해야 한다.
포기신고의 수리는 라류 가사비송사건이다. 가사소송법 제34조는 특별한 규정이 없으면 비송사건절차법 제1편을 준용하되 제15조는 제외한다. 비송사건절차법 제7조 제1항은 대리권의 증명에 민사소송법 제89조를 준용한다. 법정대리인 지위나 기일에 대신 출석할 허가를 묻는 문제와는 적용 규정을 나누어 살핀다.
민사소송법 제89조 제1항은 소송대리인의 권한을 서면으로 증명하도록 한다. 제2항은 그 서면이 사문서이면 법원이 공증인 등의 인증을 받도록 명할 수 있게 한다. 법원이 명할 수 있다는 규정이지 모든 위임장에 언제나 인증이 자동으로 요구된다는 문언은 아니다.
같은 조 제3항의 예외도 있다. 당사자가 말로 소송대리인을 선임하고 법원사무관 등이 그 진술을 조서에 적은 경우에는 제1항과 제2항을 적용하지 않는다. 가족끼리 전화로 위임했다고 말하는 경우와 법원에서 조서에 남긴 경우를 같은 것으로 보아서는 안 된다.
이미 인증명령을 받았다면 비송사건절차법 제7조 제2항을 확인한다. 이 항은 대리인의 권한을 증명하는 사문서에 관계 공무원 또는 공증인의 인증을 받으라는 명령에 불복신청을 할 수 없다고 정한다. 이 명령에 따로 불복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서류 준비를 멈추지 말아야 한다. 다만 다른 종류의 재판까지 모두 불복할 수 없다는 뜻은 아니다.
제출한 위임장 전체와 실제 명령을 나란히 놓고, 어느 서류의 어떤 인증을 요구하는지 확인하자. 신고서에 인감증명을 붙이는 문제와 대리권 증명서면의 인증명령도 한 가지 서류 요건이라고 섞지 않는다. 인증을 받았다는 사실만으로 위임한 행위의 범위나 실제 대리권에 관한 모든 다툼까지 끝난다고 판단해서는 안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