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포기 심판이 끝났으니 가족 사이의 경위를 신문 기사로 소개해도 괜찮을까. 법원 절차가 끝났다는 사실과 사건 당사자를 알아볼 수 있도록 보도하는 문제는 구별해야 한다. 이름을 지웠다는 이유만으로 충분하다고 판단해서도 안 된다.
가사소송법 제10조는 가정법원에서 처리 중이거나 처리한 사건의 보도를 제한한다. 성명 · 연령 · 직업 및 용모 등을 보아 본인이 누구인지 미루어 짐작할 수 있는 정도의 사실이나 사진을 신문, 잡지, 그 밖의 출판물에 게재하거나 방송할 수 없다는 내용이다. 상속포기 신고의 수리도 가정법원이 다루는 가사비송사건이다.
법문은 진행 중인 사건만을 대상으로 삼지 않는다. 이미 처리한 사건도 포함하므로 심판이 끝났다는 사정만으로 이 제한이 없어졌다고 볼 수 없다. 포기 신고가 수리됐는지, 그 실체적 효력에 다툼이 있는지와 보도 내용으로 사람을 알아볼 수 있는지는 서로 다른 판단이다.
따라서 공개할 글은 이름 한 항목만 확인할 일이 아니다. 연령과 직업, 외모에 관한 설명이나 사진까지 함께 살펴야 한다. 본인을 짐작할 수 있는 정도인지를 법문이 기준으로 삼기 때문이다. 특정 항목을 몇 개 지우면 언제나 안전하다는 획일적인 기준을 이 조문에서 찾을 수는 없다.
법원에서 자료를 받는 절차와 보도도 혼동하지 말자. 가사소송법 제10조의2는 당사자나 이해관계를 소명한 제3자의 재판서 발급과, 허가를 받아 신청하는 기록 열람 등을 정한다. 그 요건에 따라 심판문이나 기록을 확인했다고 해서 제10조의 보도 제한까지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문서의 확보와 그 내용을 매체에 싣는 행위를 따로 검토해야 한다.
신문 등에 제공할 원고와 사진을 실제 게재 형태로 모아 확인하자. 사건 처리 결과만 보지 말고, 그 자료를 함께 보았을 때 누가 당사자인지 드러나는지 살펴야 한다. 포기의 유효성을 검토하는 데 필요한 자료와 대중에게 공개할 내용도 구별해 관리할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