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중에 받기로 한 재산, 포기 취지 분할일까

내 빚 때문에 상속재산을 일단 다른 가족 명의로 하고, 나중에 일부를 돌려받기로 했다. 그 뒤 상속포기 신고도 수리됐다면, 앞선 분할협의는 포기 취지에 따른 것이어서 처분행위가 아니라고 할 수 있을까. 실제로 재산을 다시 받기로 했는지가 문제 된 하급심 판결이 있다.

서울동부지방법원은 2025년 6월 11일 선고한 2024가단93 판결에서 판단했다. 빚이 있던 자녀는 부친 사망 뒤 부동산을 다른 자녀의 소유로 하는 분할에 참여했고, 이후 포기 신고가 수리됐다. 소송을 낸 쪽은 고인의 채권자가 아니라 빚 있던 자녀 자신의 채권자였다. 자기 채무자의 몫이 빠진 분할을 사해행위라며 다퉜다.

재산을 받은 가족은 수리 전에 포기 취지대로 분할했으므로 처분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법원도 그런 경우 민법 제1026조 제1호의 처분으로 볼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의 기준을 소개했다. 그러나 분할 내용과 당사자 의사, 포기와 양립하기 어려운 행위를 함께 보아야 한다는 기준이었다.

법원은 일단 다른 가족 명의로 등기하되 나중에 일부 재산을 분배하기로 합의했다고 인정했다. 포기한 자녀가 보낸 내용증명에는 자신의 사업상 채무 때문에 명의를 정리했고 추후 다시 협의하기로 했다는 내용이 있었다. 다른 소송에서 한 증언도 살폈다. 이 합의 때문에 해당 분할을 포기 취지에 따른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법원은 채권자의 청구를 받아들여 문제 된 상속지분에 관한 분할협의를 취소하고 이전등기 말소를 명했다. 상속포기를 했다는 형식만으로 그 전에 한 재산 처분의 효과를 없앨 수 있다는 판단은 아니다. 특정한 재분배 합의의 내용에 관한 판단이다.

분할협의서와 포기 신고 · 수리 기록뿐 아니라, 나중에 돌려받기로 한 약속과 관련 연락도 함께 확인하자. 상속인 지위 자체를 포기한 것인지, 재산을 다시 나눌 뜻을 남겨 둔 것인지가 드러나야 한다. 이는 해당 하급심의 판단이며, 항소심의 구체적인 이유나 확정 여부까지 확인한 사례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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