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습상속 포기, 아버지가 받은 증여는 빠질까

생전에 증여받은 아들이 아버지보다 먼저 사망하고, 그 배우자와 자녀가 아버지에 대한 대습상속을 포기했다. 다른 형제들이 유류분을 청구한다면 그 생전증여는 어떻게 계산할까. 2015년에 개시된 상속을 다룬 대법원 2022년 3월 17일 선고 2020다267620 판결의 질문이다.

남은 형제들은 그 증여 때문에 유류분이 부족해졌다며, 상속포기를 한 아들의 배우자와 자녀를 상대로 반환을 요구했다. 쟁점은 대습상속을 포기한 뒤에도 그 증여를 공동상속인의 특별수익처럼 제한 없이 산입하는지였다.

대법원은 우선 피대습인이 받은 특별수익을 대습상속인의 특별수익으로 본다는 원칙을 설명했다. 그러나 대습상속인이 해당 상속을 포기한 경우는 구별했다. 포기의 소급효로 처음부터 상속인이 아니었던 것이 되므로, 민법 제1008조를 적용할 여지가 없다고 보았다.

대신 민법 제1114조에 따라 증여가 상속개시 전 1년 안에 이루어졌거나, 증여 당사자 쌍방이 유류분권리자에게 손해를 가할 것을 알고 한 경우에만 기초재산에 넣는다고 판단했다. 이 사건 증여는 상속개시 1년 이전의 것이었고, 증여 시기와 경위, 다른 자녀의 증여 내역, 당시 재산 등에 비춰 쌍방의 인식도 인정하기 어려웠다. 대법원은 반환 청구를 기각한 원심을 유지했다.

이는 포기하면 모든 증여가 빠진다는 뜻이 아니다. 증여일과 쌍방의 인식이라는 조건이 남는다. 또한 현재 제1008조에는 특별한 부양이나 재산 기여의 보상으로 한 증여를 그에 상응하는 범위에서 제외하는 단서가 있다. 부칙은 이를 2024년 4월 25일 이후 개시된 상속에도 적용한다. 그 개정이 다른 시점의 포기 수증자에게 미치는 영향까지 이 과거 판결이 확정한 것은 아니다.

두 사람의 사망 순서, 어느 상속을 포기했는지, 증여일과 내용, 당시 재산 및 채무 자료를 함께 맞춰 보자. 판결의 결론을 현재 모든 증여에 적용하기보다, 상속개시일과 당시 법률에 맞춰 산입 조건을 확인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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