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정승인 전 갚은 빚, 손해배상도 남을까

상속재산으로 고인의 빚 일부를 갚은 뒤에야 채무가 상속재산보다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민법 제1019조 제3항에 따른 특별한정승인을 했다면, 그 전에 특정 채권자에게 지급한 일에 대해서도 아무 책임이 남지 않을까. 특별한정승인의 요건과 선행 변제로 생긴 손해배상은 나누어 살펴야 한다.

제1019조 제3항은 상속채무가 재산을 초과한다는 사실을 중대한 과실 없이 일반 숙려기간 안에 알지 못한 경우를 정한다. 일정한 단순승인 뒤에도 초과 사실을 안 날부터 3개월 안에 한정승인할 길을 둔 규정이다.

민법 제1038조 제1항 후단은 바로 그 제3항에 따라 한정승인한 경우를 별도로 정한다. 한정승인 전에 상속채무가 상속재산을 초과함을 알지 못한 데 과실이 있는 상속인이, 상속채권자나 유증받은 사람에게 변제한 때에도 손해배상 규정을 적용한다. 여기의 문언은 중대한 과실이 아니라 과실이다.

따라서 특별한정승인을 했다는 사실만으로 그전 지급에 관해 과실이 전혀 없다고 결론 내릴 수 없다. 언제 어떤 재산과 채무를 확인했는지, 어떤 자료를 받고도 특정 사람에게 먼저 지급했는지를 따로 살펴야 한다. 반대로 먼저 갚았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모든 선행 변제가 배상 대상이라고 단정해서도 안 된다.

배상할 손해의 문제도 남는다. 제1038조 제1항 전단은 변제로 인해 다른 상속채권자나 유증받은 사람이 변제받지 못한 경우 그 손해를 배상하도록 정한다. 지급이 없었어도 받을 재산이 전혀 없었던 경우와 지급 때문에 받을 몫이 줄어든 경우를 구분해야 한다. 고인의 남은 빚 총액을 곧바로 손해액으로 적는 규정은 아니다.

재산조회 자료, 채권자의 통지와 도달일, 지급 날짜와 상대방, 당시 잔액 및 다른 채권 내역을 시간순으로 정리하자. 제1038조 제1항 후단은 제1019조 제3항을 명시하므로 미성년 특별한정승인까지 같은 문장으로 처리하지 않는다. 수리심판문만으로 별도의 배상 청구를 무시하거나 전액을 갚겠다고 약속할 일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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