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한정후견인이 상속개시를 알았지만 한정후견인은 아직 모르고 있다. 후견심판에서는 상속포기를 대신할 대리권을 주지 않고 동의만 받도록 정했다. 이 경우에도 본인이 안 날부터 포기기간이 바로 시작한다고 보면 될까. 대리권과 동의권을 구별해 살펴야 한다.
민법 제13조 제1항은 가정법원이 한정후견인의 동의를 받아야 하는 행위의 범위를 정할 수 있도록 한다. 제959조의4 제1항은 한정후견인에게 대리권을 수여하는 심판을 따로 정한다. 한정후견인이 있다는 사실만 확인하지 말고, 해당 심판과 목록에서 포기에 관해 어떤 권한을 정했는지 읽어야 한다.
주석 민법 상속 제6판의 제1020조 해설은 승인이나 포기에 관해 동의 또는 대리를 받도록 정하지 않은 경우에는 제1020조가 적용되지 않고 본인의 인식이 기준이 된다고 설명한다. 모든 피한정후견인의 기간을 후견인의 인식에서 계산하는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반면 대리권은 없지만 동의권은 있는 경우에는 달리 본다. 해설은 제1020조의 취지에 비추어 피한정후견인과 한정후견인 모두가 그 상속인을 위한 상속개시를 안 때부터 고려기간이 시작한다고 설명한다. 본인만 먼저 알았거나 후견인만 알고 있었다는 사정과 둘 다 알게 된 상태를 나누어야 한다. 이 설명은 문헌의 해석이며 같은 상황의 직접 판결을 소개한 것은 아니다.
확인할 것은 단순히 고인의 사망 소식을 들었는지가 아니다. 자신을 위한 상속이 개시됐다는 인식과 그 시점을 자료로 살핀다. 또 이 기간 설명이 동의를 받지 않은 포기신고를 유효하게 만들거나, 법원에 신고하는 방식까지 정해 주는 것은 아니다. 기간의 기준과 실제 신고 요건은 각각 확인해야 한다.
현재 후견심판과 권한 목록, 변경심판이 있다면 그 기록, 본인과 후견인이 연락을 받은 자료를 모아 보자. 누구의 인식을 기준으로 삼는지 정하려면 포기에 대한 동의권이나 대리권의 유무부터 맞춰야 한다. 다른 가족의 후견사건에서 쓴 날짜를 그대로 가져와 계산해서는 안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