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태어나지 않은 아이도 상속포기를 신고할까

고인이 빚을 남겼고 상속인이 될 태아가 있다. 출산 전에 아이 이름으로 상속포기를 신고해 두면 걱정을 덜 수 있을까. 태아를 상속 순위에서 보호하는 규정과, 태아 이름으로 법원에 신고할 수 있는지는 다른 문제다.

민법 제1000조 제3항은 태아가 상속 순위에 관해서는 이미 출생한 것으로 본다고 정한다. 이 문구만으로 어머니에게 태아를 대신할 모든 권한이 생긴다고 해석해서는 안 된다. 상속에 관한 보호와 현재 권리를 행사할 주체의 문제를 나누어야 한다.

주석 민법 상속 제6판의 제1000조 해설은 태아의 지위에 관한 정지조건설과 해제조건설을 소개한다. 정지조건설에서는 태아인 동안 권리능력이 없고 살아서 출생하면 상속개시 때로 소급한다고 본다. 이 설명에서는 태아인 상태의 법정대리인도 인정하지 않는다. 해제조건설을 취하더라도 태아를 위한 법정대리인 제도가 없어 실무상 권리행사에 제약이 있다는 점을 짚는다.

같은 해설은 실무에서 태아 상태로 한 한정승인이나 상속포기 심판청구를 청구인적격이 없다고 보아 각하한다고 설명한다. 제1041조 해설도 포기는 출생 후에 할 수 있다고 정리한다. 이는 문헌이 소개한 실무 설명이며, 태아의 모든 권리가 없거나 모든 권리행사가 불가능하다는 결론으로 넓힐 수는 없다.

출생 뒤의 기간도 따로 살핀다. 제1020조 해설은 출생 후 친권자 등 법정대리인이 그 아이를 위하여 상속이 개시됐다는 사실을 안 때부터 고려기간이 시작한다고 본다. 출생일 자체에 언제나 3개월을 더하거나, 출생 전에 부모가 사망을 안 날을 그대로 계산에 넣는 안내는 아니다.

사망과 출생에 관한 자료, 출생 뒤 누가 아이를 대리하는지, 그 사람이 아이의 상속개시를 언제 알았는지 정리하자. 출생 전 신고가 수리될 것을 전제로 기다리기보다 실제 신고자격과 출생 후의 절차를 확인해야 한다. 이 문헌만으로 특정 가족의 기산일이 확정되지는 않으므로 권한과 인식의 자료를 함께 맞춰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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