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상속인이면서 유언에 따라 재산을 받을 사람도 있다. 이 사람이 가정법원에 상속포기를 신고하면, 유언으로 받을 권리도 함께 포기한 것이 될까. 사망으로 생긴 권리도 취득 원인은 다를 수 있다. 상속인으로서의 선택과 유증받는 사람으로서의 선택을 구별해야 한다.
민법 제1042조는 상속포기의 효력이 상속개시 때로 소급한다고 정한다. 주석 민법 상속 제6판의 제1042조 해설은 상속을 포기하더라도 상속과 관계없이 취득한 재산상 권리에는 영향이 없다고 설명한다. 유증으로 취득하는 권리도 그 예로 명시한다. 포기신고가 모든 사후 취득 권리를 없애지는 않는다는 설명이다.
따라서 상속포기 신고를 했다는 사실만으로 유증도 포기했다고 처리하지 않는다. 유증에 따로 어떤 의사를 표시했는지 확인한다. 특정 재산을 받고 싶다고 상속포기를 일부만 한 것으로 이해해서도 안 된다. 유언과 법정상속에 따른 권리가 구별된다는 뜻이다.
유증의 종류도 살핀다. 민법 제1074조는 사망 후 유증을 승인하거나 포기할 수 있다고 정하지만, 제1078조는 포괄수증자에게 상속인과 동일한 권리의무를 인정한다. 같은 주석과 상속법과 부동산등기 실무서는 제1074조의 선택 규정을 특정유증에 적용하고, 포괄유증에는 상속 승인 · 포기 규정을 준용한다고 설명한다.
포괄유증은 받은 비율로 상속채무도 승계한다. 상속을 포기했으니 유증으로 재산만 고르고 고인의 채무는 모두 피할 수 있다는 결론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재산 이름이 적혔다는 사실만으로 특정유증이라고 단정할 수도 없으므로 유언 전체의 뜻과 재산 범위를 확인한다.
상속포기 신고와 수리 기록, 유언서, 유증에 관해 보낸 답변을 구분해 정리하자. 상속과 유언에 따른 권리 각각에 관해 표시한 의사가 드러나야 한다. 위 설명은 두 선택의 구별에 관한 문헌 해석이며, 유언의 유효성이나 수증자, 세금까지 결정한 것은 아니다. 유증의 구체적인 승인 · 포기 방법과 기간은 그 종류에 맞춰 따로 확인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