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괄유증도 언제든 포기하면 될까

법정상속인은 아니지만 유언으로 재산의 절반을 받게 됐다. 유증은 사망 뒤 언제든 포기할 수 있다는 말을 듣고 빚을 확인할 때까지 오래 기다려도 될까. 재산 전부나 일정 비율을 받는 포괄유증인지, 특정 집이나 물건을 받는 유증인지부터 구별해야 한다.

민법 제1078조는 포괄적 유증을 받은 사람에게 상속인과 동일한 권리의무가 있다고 정한다. 주석 민법 상속 제6판의 제1078조 해설은 이에 따라 유증의 승인 · 포기에 민법 제1019조부터 제1044조까지의 상속 승인 · 포기 규정이 준용된다고 설명한다. 기간 연장도 살핀다.

이 주석은 포괄수증자가 유증의 효력이 발생한 것을 안 날부터 3개월 안에 승인, 한정승인 또는 포기를 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법정상속인이 아니라는 사정과 고인의 재산과 채무를 일정 비율로 함께 승계한다는 문제는 별개다. 재산을 실제로 건네받지 않았다는 사실만으로 선택할 시간이 계속 남는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기간 안에 한정승인이나 포기를 하지 않으면 민법 제1026조 제2호에 따른 단순승인 간주가 문제 된다. 유증을 통해 받을 재산의 가치만 확인할 것이 아니라, 어떤 채무를 함께 부담할 수 있는지와 효력 발생을 언제 알았는지를 연결해 확인할 필요가 있다.

반면 민법 제1074조 제1항은 유증받을 사람이 유언자 사망 후 언제든 승인하거나 포기할 수 있다고 정한다. 주석과 상속법과 부동산등기 실무서는 이 규정을 특정유증에 적용하고 포괄유증에는 적용하지 않는다고 설명한다. 특정 집을 받는 사람에게 한 안내를 재산의 일정 비율을 받는 사람에게 그대로 옮기면 기간 판단이 달라질 수 있다.

유언서의 재산 표시와 비율, 효력 발생을 알게 된 경위와 날짜, 현재 파악한 재산 · 채무를 정리하자. 위 설명은 두 문헌의 해석에 따른 것이며, 유언 문구의 해석이나 비상속인 수증자의 구체적인 신고 서류와 수리 절차가 저절로 정해지는 것은 아니다. 유언 내용과 현재 상황에 맞는 승인 · 포기 방법을 기한 안에 확인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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