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정승인하면 고인의 차도 돈으로 나눠 갚을까

고인이 빚을 못 갚으면 자동차를 넘기기로 약속했는데, 상속인이 한정승인했다. 이제 차를 넘기는 대신 평가액을 계산해 다른 채권자들과 돈으로 나누어 갚으면 될까. 한정승인이 특정 자동차를 이전할 채무의 내용까지 금전채무로 바꾸는지는 따로 판단해야 한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2025년 1월 9일 선고한 2024가단5320133 판결에서 자동차 대물변제예약을 다뤘다. 고인은 돈을 빌리며 갚지 못하면 차를 대물변제하기로 예약했다. 고인이 사망한 뒤 모친이 한정승인했고, 대여금과 담보 권리를 양수한 회사가 예약완결을 통지하며 이전등록을 청구했다.

법원은 예약완결 의사표시가 적힌 문서가 상속인에게 송달된 날을 원인일로 삼아 이전등록을 이행하도록 했다. 단지 빚을 갚지 못했다는 사정만으로 사망 전에 이미 자동차 소유권이 넘어갔다고 판결한 것은 아니다. 약정과 완결권 행사, 송달 경과를 순서대로 살핀 사건이었다.

상속인은 한정승인을 했지만, 법원은 책임 범위를 제한한다는 내용을 붙이지 않은 이행판결을 했다. 한정승인은 채무의 존재가 아니라 책임 범위를 제한하며, 특정물채무를 금전채권이나 평가액 기준의 금전 안분변제권으로 바꾼다는 규정이 없다는 이유였다. 해당 차가 상속재산이고, 청구 회사가 상속인의 고유재산에서 만족을 얻어야 할 필요나 가능성도 없다고 봤다.

판결은 특정물채권자와 금전채권자 사이의 조정은 상속재산 파산절차에서 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299조 제2항도 한정승인한 상속인 등이 상속재산으로 채무를 완제할 수 없음을 발견하면 지체 없이 파산신청하도록 정한다.

대여금 약정, 자동차 대물변제예약, 양도 관련 문서와 완결 통지의 송달자료, 자동차등록원부를 맞춰 보자. 이 판결은 단독판사의 1심이며 확정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모든 특정물을 먼저 넘겨도 된다거나 다른 채권자와의 충돌이 모두 해결됐다는 일반 기준으로 쓰지 말고, 해당 약정과 재산의 귀속에 맞춰 검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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