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빚을 한정승인한 자녀가 청산을 끝내기 전에 사망했다. 그 자녀도 없으니 아버지의 상속재산에 파산을 신청할 길은 끝난 것일까. 한정승인자의 사망과 최초 피상속인의 재산 청산이 끝났다는 사실을 같게 보아서는 안 된다.
대법원 2026년 6월 16일 자 2024그775 결정에는 이 문제가 별도 항고이유로 제기됐다. 고인의 상속인 중 자녀 한 명이 한정승인했지만 청산이 끝나지 않은 채 사망했다. 그 자녀의 배우자도 한정승인했고, 채권자는 처음 사망한 고인의 상속재산을 대상으로 파산을 신청했다.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300조는 상속재산 분리청구가 가능한 기간에 파산신청을 하도록 정한다. 그 기간 중 한정승인이나 재산분리가 있었다면 상속채권자와 유증받은 사람에 대한 변제가 아직 끝나지 않은 동안에도 신청할 수 있다. 한정승인 여부뿐 아니라 그 시기와 청산 상태를 함께 확인해야 한다.
대법원은 이 사건에서 최초 고인의 재산에 관해 한정승인이 있었고 청산이 끝나지 않았다고 보았다. 고인의 권리 · 의무가 최종적으로 한정승인자의 배우자에게 승계된 점과, 채권자가 최초 고인의 상속재산을 채무자로 특정한 점도 확인했다. 그 상속재산의 파산절차임을 전제로 한 원심결정에 특별항고사유가 없다고 판단했다.
이는 개인파산을 신청하거나 선고받은 사람 자신이 뒤에 사망해 제308조로 절차를 이어 가는 경우와 다르다. 이 사건에서는 한정승인한 상속인이 다시 사망한 뒤 채권자가 최초 고인의 상속재산에 신청했다. 가족 중 마지막으로 사망한 사람의 재산을 적으면 된다고 생각하면 신청 대상을 혼동할 수 있다.
각 사망일과 가족관계, 한정승인 심판 및 남은 채권 · 변제 내역을 연결해 보자. 어느 고인의 어떤 재산이 아직 청산되지 않았는지 구별할 자료가 필요하다. 이 결정이 한정승인자의 모든 사망 상황이나 신고 수리 전 사망의 효과를 정한 것은 아니다. 사건의 승계관계와 청산 미종료를 확인한 판단 범위 안에서 읽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