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책 뒤 보증인이 갚은 구상금은 새 빚일까

면책이 확정된 뒤 보증인이 은행에 대신 갚고 구상금을 청구했다고 해서 그 돈이 언제나 면책과 무관한 새 빚이 되는 것은 아니다. 보증관계와 장래 구상채무, 목록에서 빠진 경위까지 함께 보아야 한다. 은행빚을 목록에 적었다는 사정만으로 보증인 문제도 모두 끝나는 것은 아니다.

대법원 2024. 12. 12. 선고 2023다266031 판결에서 채무자는 은행 대출금은 목록에 썼지만 보증인에 대한 장래 구상채무는 적지 않았다. 면책이 확정되고 오랜 시간이 지난 뒤 보증인이 일부 대위변제하고 구상금을 청구했다. 원심은 채무자가 알면서 누락했다고 보았으나 대법원은 그 판단을 파기환송했다.

대법원은 보증계약 뒤 10여 년이 지나 면책을 신청한 점을 보았다. 보증인이 면책 전까지 대신 갚거나 구상권을 알리는 독촉을 했다는 자료, 그 존재를 계속 떠올리게 할 인적 관계도 없었다. 채무자가 기초가 되는 은행 대출은 목록에 적었다는 사정도 함께 고려했다. 오래전 보증서를 작성한 사실만으로 면책신청 당시의 인식을 곧바로 단정하지 않은 것이다.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566조 제7호는 악의로 목록에 적지 않은 청구권을 비면책으로 정한다. 같은 판결은 채무의 존재를 알면서 누락했다는 점의 증명책임이 채권자에게 있다고 했다. 모른 데 과실이 있는 경우와 알고도 목록에서 빠뜨린 경우는 다르다. 은행빚만 적으면 보증인의 구상채무는 언제나 빼도 된다는 판결은 아니다.

보증계약, 실제 대위변제일과 면책 확정일, 면책 전 독촉이나 연락, 당시 채권자목록을 함께 확인하자. 보증인이 나중에 갚았다는 날짜 하나로 면책 여부를 정할 수 없다. 또한 채권자가 보증인에게 청구할 권리가 면책의 영향을 받지 않는 제567조와, 보증인이 다시 채무자에게 청구하는 구상금의 면책 여부는 다른 관계다. 두 청구를 같은 것으로 묶지 않아야 한다.

카카오톡 채널 상담하기
카카오톡 채널 친구추가
링크가 복사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