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자목록에서 빠진 빚이라고 모두 비면책이 되는 것은 아니다. 채무자가 알고 누락했는지 외에도, 채권자가 파산선고가 있음을 알았는지에 관한 단서가 있다. 두 사람의 인식을 구별하지 않으면 같은 ‘알았다’는 말을 다른 사실의 증거로 쓰기 쉽다.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566조 제7호는 악의로 목록에 기재하지 않은 청구권을 원칙적으로 비면책으로 두면서, 채권자가 파산선고가 있음을 안 때는 예외로 정한다. 면책절차에 참여할 기회를 잃은 채권자를 보호하는 취지와 연결된다. 채무자가 빚을 알았는지와 채권자가 선고를 알았는지는 각각 확인해야 한다.
서울중앙지방법원 2017. 7. 14. 선고 2016가단5140875 · 5140882 판결의 반소에서도 이 단서가 문제 됐다. 채무자는 채권자를 목록에서 빠뜨렸다. 그러나 절차 진행 중 채무자로부터 들어 파산 · 면책신청 사실을 알았다는 점에 당사자 사이의 다툼이 없었다. 법원은 해당 기록에서 채권자가 면책 전 파산선고도 알고 있었다고 보아 비면책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 사례를 파산을 신청할 예정이라는 말만 전해도 항상 단서가 적용된다는 규칙으로 바꾸어서는 안 된다. 법이 적은 인식의 대상은 파산선고다. 어떤 절차를 어느 시점에 알았는지 확인하고, 통지나 절차 참여 자료가 있다면 그 내용과 실제 주체를 맞춰 보아야 한다. 보낸 메시지가 있다는 사실과 상대방이 그 내용을 알았다는 사실도 구별해야 한다.
기존 목록과 면책자료, 채권자에게 전달된 내용과 시점을 함께 정리하자. 해당 하급심의 인식 판단은 다툼 없는 사실과 기록을 전제로 한 것이다. 채권양도가 있거나 대리인이 알았던 경우의 귀속까지 정한 판결은 아니다. 이 단서가 있다는 이유로 채권자를 미리 빼도 되는 것은 아니며, 누락을 발견했다면 사실관계와 현재 절차를 확인해 대응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