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에 큰돈을 썼다는 사실과 최종 손실액은 같지 않다. 그렇다고 손실이 작으면 낭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 투자로 빚을 늘린 행위가 불허가사유에 해당하는지와, 그런 사유가 있어도 재량으로 면책할지를 나누어 판단한 사례가 있다.
서울회생법원 2018. 2. 22.자 2017하면4280 결정은 면책을 불허했다. 채무자는 이미 상당한 빚이 있는 상태에서 카드대출과 차용금으로 주식에 투자했고, 신청 직전 보험계약자 명의를 가족에게 바꾸었다. 제1심은 투자 경위와 재산상태 등을 보고 낭비에 따른 과대한 채무 부담, 보험재산의 은닉을 불허가사유로 판단했다.
그러나 같은 사건의 항고심인 서울회생법원 2019. 12. 4.자 2018라182 결정은 제1심을 취소하고 면책을 허가했다. 항고심도 투자와 보험명의 변경이 불허가사유에 해당한다는 판단은 유지했다. 바뀐 부분은 그 사유가 없다는 판단이 아니라 재량면책 여부였다.
항고심은 투자 사용액이 많아도 그에 비한 손실액이 크지 않았고 보험 해지환급금 합계가 약 260만원인 점을 살폈다. 생활비와 자녀 양육비를 마련하려던 경위, 사치성 지출이 발견되지 않은 점, 질병으로 근로가 어려운 사정과 채권자들의 이의 여부 등도 함께 고려했다. 투자금 총액 하나나 보험환급금 한도를 허가 기준으로 삼은 결정은 아니다.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564조 제1항 제6호는 낭비 · 도박 등으로 현저히 재산을 줄이거나 과대한 채무를 부담한 경우를 정하고, 제2항은 파산 경위와 그 밖의 사정에 따른 재량면책을 허용한다. 투자자료는 입출금과 실제 손실, 차입 흐름을 나누고 당시 생활과 소득 사정도 함께 확인해야 한다. 이 하급심 사례만으로 투자손실이 언제나 면책된다거나 가족 명의로 바꾼 보험이 안전하다고 일반화해서는 안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