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제계획이 인가되어 앞으로 일부만 갚기로 됐다면, 원래 대출금도 인가된 날 곧바로 줄어든 걸까. 계획이 효력을 갖는 때와 그 계획에 따른 권리변경이 생기는 때를 나누어 봐야 한다.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615조 제1항은 변제계획이 인가결정 때부터 효력을 갖는다고 정한다. 그러나 계획에 의한 권리의 변경은 면책결정이 확정되기까지 생기지 않는다는 단서가 있다. 인가 때 재산이 채무자에게 귀속된다는 제2항도 채권자의 청구권이 모두 면제됐다는 규정은 아니다. 계획대로 납부할 의무가 시작됐다는 말과 원래 권리관계가 이미 모두 바뀌었다는 말은 같지 않다.
이 구별을 놓치면 인가만 받고도 남은 채무의 책임이 끝났다고 생각하기 쉽다. 제625조 제1항은 면책결정도 확정되어야 효력이 생긴다고 정하고, 제2항은 계획에 따라 변제한 것을 제외한 개인회생채무의 책임면제를 규정한다. 변제완료나 면책결정의 존재만 확인하는 것으로 확정 여부를 대신할 수 없다.
그렇다고 모든 청구권이 면책 때 사라지는 것도 아니다. 제625조 제2항은 목록에 적히지 않은 채권과 일정한 조세, 벌금, 고의 불법행위 손해배상 등 예외를 정한다. 제3항은 보증인 등에 대한 권리와 담보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정한다. 계획에 적힌 변제율 하나로 별도 권리까지 모두 계산해서는 안 된다.
현재 가진 문서가 인가결정인지 면책결정인지, 후자라면 확정됐는지부터 구분하자. 계획의 변제내역과 청구받는 채권의 원인, 목록 기재 여부도 함께 확인해야 한다. 인가 후에는 정해진 계획을 이행하면서 관련 문서를 남겨 두고, 최종 책임면제의 범위는 면책의 확정과 해당 채권의 성격을 놓고 판단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