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재산을 대가 없이 받은 사람이 거래 당시 사정을 몰랐다면, 상속재산파산에서 재산을 돌려줄 필요가 없을까. 선의라고 해서 부인 대상에서 언제나 빠지는 것은 아니다. 다만 법이 정한 무상행위 등이 부인된 경우에는 반환할 범위를 별도로 따지는 규정이 있다.
채무자회생법 제397조 제1항은 부인권 행사가 파산재단을 원상으로 회복시킨다고 정한다. 제2항은 그중 제391조 제4호의 행위가 부인되고 상대방이 행위 당시 선의인 경우, 이익이 현존하는 한도에서 상환하면 된다고 규정한다. 선의 여부는 문제 된 행위 당시를 기준으로 본다. 나중에 반환 청구를 받고 놀랐다는 말과 같지는 않다.
제391조 제4호는 지급정지 또는 파산신청 뒤나 그 전 법정 기간 안의 무상행위 및 이와 동일시할 수 있는 유상행위를 대상으로 한다. 따라서 대가가 없었다는 사실과 지급정지·신청 전후의 시점, 실제 부인 근거를 먼저 확인해야 한다. 기간의 특칙이 적용될 수 있는 관계도 별도 확인할 사항이다.
현존이익 한도는 모든 부인 사건의 선의 수령인에게 공통으로 붙는 제한이 아니다. 제391조의 다른 호를 근거로 한 부인이나, 재산을 다시 넘겨받은 사람의 요건을 이 조문 하나로 정리해서는 안 된다. 어떤 행위가 어느 규정에 따라 부인됐는지를 구별해야 반환 범위도 검토할 수 있다.
받은 돈을 썼으니 남은 이익이 없다는 설명도 곧바로 결론이 되지는 않는다. 이익이 실제로 남아 있는지는 지출 내역과 현재 재산 상태 등 구체적 자료를 놓고 따질 문제다. 이 조문 자체가 특정 지출을 모두 이익 소멸로 정하거나, 계좌 잔액만 반환하도록 정한 것은 아니다.
재산을 받은 계약과 이전 자료, 대가의 유무, 지급정지·신청 시점, 당시 알았던 사정과 이후 사용 내역을 모아야 한다. 부인 대상인지, 선의인지, 이익이 어느 범위에 남았는지는 서로 다른 질문이다. 아무것도 몰랐다는 말만으로 반환 여부를 정하기보다 각각의 근거와 자료를 맞춰 볼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