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 현장에 함께 있던 사람을 증인으로 신청하면서 “상대방이 약속을 어겼는지 말해 달라”고만 질문을 적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약속 위반이라는 평가는 재판부가 판단할 문제다. 증인에게는 어떤 약속을 들었고, 그 뒤 무엇을 직접 보았는지를 구체적으로 물어야 쟁점에 맞는 답을 얻을 수 있다.
민사소송규칙 제80조는 원칙적으로 법원이 정한 기한까지 증인신문사항을 적은 서면을 제출하도록 한다. 증인진술서를 내고 법원이 별도 신문사항 제출이 필요 없다고 인정하는 예외도 있다. 질문이 개별적이고 구체적이지 않거나 제한 대상 신문을 포함하면 재판장이 수정을 명할 수 있으므로, 증인을 데려오는 준비와 질문을 정리하는 준비는 함께 진행해야 한다.
가상의 물품 거래라면 “물건을 안 받았지요”라는 질문부터 쓰기보다 납품일에 증인이 있었던 장소, 현장에서 본 운송차량, 물건을 확인한 사람과 그때 나눈 말을 나누어 묻는다. 증인이 창고 안에서 본 사실과 거래 당사자에게 나중에 전해 들은 내용을 구분하면, 답변으로 어디까지 증명하려는지가 분명해진다.
민사소송규칙 제95조는 신문을 개별적이고 구체적으로 하도록 정한다. 의견을 구하거나 직접 경험하지 않은 사항을 묻는 신문은 제한할 수 있지만, 정당한 사유가 있으면 그 제한의 예외가 인정된다. 따라서 전해 들은 말은 무조건 쓸모없다고 지우는 대신, 누구에게 언제 들었으며 그 발언 자체를 왜 확인하려는지 밝혀야 한다.
질문 초안을 만들 때는 소장의 다투는 사실 옆에 증인이 알게 된 경위와 관련 서류를 적어 보자. 납품서의 서명 시각을 물을 것이라면 그 서류를 보고 답할 필요가 있는지도 정리한다. 한 질문에 여러 사건을 섞지 않고 날짜와 행동을 특정하면 상대방의 반대신문을 거친 뒤에도 어떤 사실이 확인됐는지 비교하기 쉽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