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인의 채무를 조사했지만 아직 어떤 채권자가 얼마를 요구하는지 모두 확인하지 못했다. 빚을 전부 특정할 때까지 한정승인 신고도 할 수 없는 것일까. 재산목록을 첨부해야 한다는 의무와, 모든 채무의 존재 · 금액이 먼저 확정돼야 한다는 생각은 구별해야 한다.
민법 제1030조 제1항은 정해진 기간 안에 상속재산목록을 첨부해 한정승인을 신고하도록 한다. 채무가 불확실하니 목록 자체를 내지 않아도 된다는 규정은 아니다. 확인한 재산과 채무를 정리하고 아직 확인하지 못한 부분을 나누어 살펴야 한다.
주석 민법 상속 제6판의 제1030조 해설은 상속인이 소극재산을 명백히 특정하지 못한 경우도 설명한다. 적극재산의 한도 안에서 책임을 부담한다는 뜻을 밝히면, 실무에서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수리하고 있다고 소개한다. 고려기간 안에 모든 소극재산을 파악하기 쉽지 않다는 이유다.
이는 문헌이 소개하는 처리에 관한 설명이지, 채권자란을 비워 내면 어느 법원에서나 반드시 수리한다는 보장이 아니다. 같은 해설은 재산목록이 적극재산과 소극재산 전부를 망라해야 하고 구체적이고 정확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이미 확인한 빚을 숨기거나 조사를 하지 않아도 된다는 뜻으로 읽어서는 안 된다.
확인한 채무에는 채권자, 채무액, 종류와 발생일 등을 적는다고 해설한다. 금액을 다투는 경우와 채권자 자체를 아직 모르는 경우도 자료에서 나누어 보자. 신고가 수리되는 문제와, 민사소송에서 한정승인의 실체적 효력이 인정되는 문제 역시 다르므로 수리심판 하나로 모든 다툼이 끝나는 것은 아니다.
고인의 금융조회 회신과 독촉장 · 계약서, 확인한 재산 및 채무 목록을 맞춰 보자. 이미 확보한 내역과 미확인 항목, 추가 회신을 기다리는 사유가 드러나야 한다. 빚의 전모가 불확실하다는 이유만으로 신고를 계속 미루거나, 확인하지 않은 금액을 확정된 채무처럼 적지 말고 현재 자료와 신고 요건을 함께 검토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