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회사 계약서에 서명했다면 상속빚도 알았을까

과거 회사의 임대차계약서에 서명한 자녀는, 사망한 어머니의 보증금 반환채무도 알았다고 보아야 할까. 회사 계약에 관여한 사실과 어머니의 계약상 지위 취득을 알았는지는 연결 자료를 확인해야 한다.

전주지방법원 2014나6537 사건에서 세입자는 회사와 임대차계약을 했다. 뒤에 어머니가 건물 소유권을 취득하고 세입자와 다시 계약했다. 어머니 사망 후 자녀는 뒤늦게 한정승인을 신고했고, 세입자는 예전 계약서에 그 자녀의 서명이 있으니 보증금채무를 알 수 있었다고 다퉜다.

원심은 서명이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그 의미를 나누어 봤다. 자녀가 예전에 회사 대표였고 계약서 작성 무렵에도 회사 운영에 관여했기 때문으로 보았다. 그러나 이후 계약서에는 서명이 없었으며, 임대차관계가 어머니에게 승계되는 과정에 자녀가 관여했다고 볼 자료도 없었다. 회사에 관한 서명에서 어머니 사망 당시 보증금채권의 인식까지 바로 인정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법원은 이 사정만으로 결론을 낸 것도 아니다. 어머니와 자녀의 관계가 나빴던 점, 어머니가 다른 부동산도 상당수 소유했던 점을 함께 봤다. 경매개시결정을 받고도 채무가 변제될 것으로 알았다가, 뒤에 세금 납부통지를 받고 구체적인 채무를 확인해 약 한 달 뒤 신고한 경과도 종합했다. 이 사건의 사실평가이지 경매 통지를 무시해도 된다는 기준은 아니다.

대법원 2015다59801 판결은 이 자녀의 특별한정승인을 적법하다고 본 판단을 유지했다. 현행 민법 제1019조 제3항도 일반 기간 안에 중대한 과실 없이 채무초과를 몰랐다는 요건을 둔다. 증명책임은 상속인에게 있다는 것이 판결의 법리이며, 회사에 서명한 사람은 언제나 중과실이 없다는 판시는 아니다.

서명한 계약의 당사자와 작성 경위, 이후 계약서와 소유권 변동, 상속인이 관여한 자료, 통지 뒤 조사와 신고 경과를 대조하자. 같은 건물의 예전 계약을 안 사실이 고인의 뒤 계약과 채무초과를 알았다는 자료로 어떻게 이어지는지를 설명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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