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은 그대로 운영하면서 상호만 다른 사람에게 팔기로 했다면, 당사자가 합의했다는 이유만으로 가능한 거래라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 상법 제25조 제1항은 상호를 영업을 폐지하거나 영업과 함께 하는 경우에만 양도할 수 있도록 한다. 상호를 넘기는 계약을 검토하려면 종전 영업을 어떻게 처리하는지부터 확인해야 한다.
회사의 이름을 새 이름으로 바꾸는 일과 상호를 다른 주체에게 넘기는 일은 구별한다. 상호변경을 결의했다는 문서만으로 상호양도의 조건이 모두 확인되는 것은 아니다. 계약서에 상호를 양도한다고 적었다면, 양도 대상이 무엇인지와 영업의 폐지 또는 동반 양도가 실제 약정에 어떻게 담겼는지 읽어야 한다.
가상의 사례로, 영업 양도는 하지 않고 이름의 사용 대가만 받기로 했다고 하자. 그 계약이 상호의 양도인지 사용허락인지부터 정리할 필요가 있다. 두 표현을 섞어 쓴 상태로 대금만 정하면 누가 어떤 범위에서 이름을 쓸 수 있는지, 종전 영업은 어떻게 되는지를 놓칠 수 있다. 상품의 이름이나 상표를 넘기는 계약과도 대상을 구분해 살핀다.
상호양도를 할 수 있는 경우에도 등기 문제는 남는다. 제25조 제2항은 상호의 양도를 등기하지 않으면 제3자에게 대항하지 못한다고 정한다. 당사자 사이에 양도계약을 체결했는지와 그 양도를 제3자에게 주장할 수 있는지는 같은 확인이 아니다. 계약서 한 장이 등기 여부까지 대신해 주지는 않는다.
준비할 자료는 상호양도계약서, 영업을 폐지하거나 함께 넘기는 내용을 확인할 계약과 실행 자료, 해당 상호의 등기기록이다. 계약서는 양도 대상과 조건을, 영업 관련 자료는 법이 요구하는 거래 구조를, 등기기록은 제3자에 대한 대항요건을 확인하는 데 쓰인다. 대금을 지급하기 전에 이 세 가지가 연결되는지 맞춰야 한다. 상호를 재산처럼 평가했다는 사정만으로 영업과 무관하게 자유롭게 분리 양도할 수 있다고 정리해서는 안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