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효 지난 채권도 상계에 쓸 수 있을까

설명용 가상 사례다. 갑과 을이 서로 돈을 받을 채권을 가지고 있었고 두 채무의 지급기일도 이미 지났다. 이후 갑이 받을 돈의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 을이 자기 돈을 청구하자 갑은 오래된 반대채권은 상계에도 전혀 쓸 수 없는지 궁금하다.

민법 제495조는 소멸시효가 완성된 채권이라도 완성 전에 상계할 수 있었던 것이면 그 채권자가 상계할 수 있다고 정한다. 따라서 시효 완성이라는 말만으로 상계 가능성을 모두 배제할 수는 없다. 반대로 예전에 서로 돈을 주고받을 일이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언제나 이 규정을 적용할 수도 없다.

확인할 기준은 시효가 완성되기 전에 이미 상계할 수 있었는지다. 민법 제492조는 서로 같은 종류의 채무를 부담하고 양쪽 이행기가 도래한 경우의 대등액 상계를 정하면서, 채무의 성질과 다른 의사표시의 문제도 규정한다.

현재 새로 생긴 채권과 시효가 완성된 옛 채권을 비교한다면 특히 주의가 필요하다. 지금 금액이 맞는다는 것과 시효 완성 전에 상계가 가능했다는 것은 다른 사실이다. 어느 채권이 언제 생겼고 어느 시점에 이행기가 왔는지 시간순으로 정리해야 제495조의 조건을 판단할 수 있다.

상계의 방법도 남는다. 민법 제493조는 상대방에 대한 의사표시로 상계하며 그 표시에 조건이나 기한을 붙이지 못하도록 한다. 효력도 상계할 수 있었던 때의 대등한 금액에 관해 정한다. 장부에서 자기 채권을 빼 두었다는 설명만으로 상계 의사표시까지 마쳤다고 처리하지 않는다.

필요한 자료는 양쪽 채권의 계약서와 지급기일 자료, 시효 관련 경과, 변제 내역과 상계 통지다. 앞 자료는 완성 전 상계 가능 시점을, 변제 자료는 비교할 잔액을, 통지는 어떤 채권으로 얼마를 상계한다는 의사를 표시했는지 증명한다. 갑이 상계를 검토할 때에는 오래된 채권의 금액만 제시하기보다 시효 완성일과 그 전에 갖춰진 상계 요건을 연결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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