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명용 가상 사례다. 갑과 을이 정산하면서 을이 병에게 돈을 지급하기로 약정했다. 계약서에 서명하지 않은 병은 갑을 거치지 않고 을에게 청구할 수 있는지 궁금하다. 이때는 병에게 직접 이행하도록 한 제삼자를 위한 계약인지, 병이 그 이익을 받겠다는 뜻을 표시했는지가 문제된다.
민법 제539조 제1항은 계약으로 한쪽 당사자가 제삼자에게 이행할 것을 약정한 경우 제삼자가 채무자에게 직접 이행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한다. 다만 같은 조 제2항에 따르면 제삼자의 권리는 그가 채무자에게 계약의 이익을 받을 의사를 표시한 때 생긴다. 병이 갑에게만 고맙다고 말한 자료와, 채무자인 을에게 수익 의사를 표시한 자료는 구별된다.
따라서 먼저 계약서를 통해 을이 누구에게 무엇을 이행하기로 했는지 확인해야 한다. 계약서에 병의 이름이 있다는 사실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병을 위한 직접 이행 약정인지가 드러나야 수익 의사표시의 상대방과 내용도 정할 수 있다.
민법 제540조는 채무자가 상당한 기간을 정해 제삼자에게 이익을 받을지 확답을 최고할 수 있도록 한다. 그 기간 안에 확답을 받지 못하면 제삼자가 이익을 받기를 거절한 것으로 본다. 기간과 수신일, 요구 내용을 확인하고 답변이 상대방에게 전달되었는지 자료를 남길 필요가 있다.
권리가 생긴 뒤의 효과도 있다. 민법 제541조에 따르면 계약 당사자들은 그 권리를 변경하거나 소멸시키지 못한다. 한편 제542조는 채무자가 해당 계약에 기초한 항변으로 제삼자에게 대항할 수 있도록 한다. 병에게 직접 청구권이 생긴다는 이유로 을의 계약상 항변까지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계약서와 변경 합의서는 직접 이행 약정과 그 내용을, 병의 통지서와 전달 내역은 수익 의사표시의 내용과 시점을 증명한다. 확답 최고와 답변 자료는 제540조의 절차를 확인하는 데 쓰인다. 병의 청구는 계약에 정해진 이익과 을이 제시하는 항변을 함께 대조하여 범위를 정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