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 사이의 대여금 소송에서 부모가 증인으로 출석해 달라는 연락을 받았다고 가정해 보자. 어느 자녀 편도 들고 싶지 않다는 마음은 이해할 수 있지만, 가족이라는 사실만으로 모든 질문에 답하지 않아도 되는 것은 아니다. 증언을 거부할 수 있는지는 그 답변이 누구에게 어떤 불이익을 줄 사항인지에 따라 살펴야 한다.
민사소송법 제314조는 증언이 자신이나 친족 등이 공소제기되거나 유죄판결을 받을 염려가 있는 사항, 또는 자신이나 그들에게 치욕이 될 사항에 관한 때 거부할 수 있도록 한다. 친족뿐 아니라 과거 친족이었던 사람과 후견인 · 후견을 받는 사람도 규정에 들어 있다. 보호되는 관계와 질문의 내용이 함께 해당해야 한다.
따라서 단지 돈을 건넨 장소를 보았는지 묻는 질문에 가족끼리 다투기 싫다고 답하는 경우와, 답변이 가족의 범죄 혐의에 직접 연결되는 경우를 같은 기준으로 처리하기 어렵다. 어느 한쪽에게 민사상 불리한 사실이라는 이유만으로 곧바로 법에서 정한 형사상 위험이나 치욕에 해당한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 구체적인 질문을 놓고 사유를 따져야 한다.
제316조는 증언을 거부하는 이유를 소명하도록 한다. 가족관계를 밝히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어떤 질문에 대한 답이 누구에게 어떤 위험이나 치욕을 줄 수 있는지 설명할 필요가 있다. 민감한 내용을 피하고 싶다는 사정과 법이 보호하는 거부 사유를 구별해 준비하면 재판부가 판단할 대상도 선명해진다.
증인으로 신청하려는 당사자는 증인이 직접 본 사실과 질문 목록을 먼저 정리해야 한다. 거부권이 문제 될 질문을 다른 표현으로 바꾸어 답을 강요해서는 해결되지 않는다. 그 사실을 보여 주는 송금 기록이나 당시 메시지가 따로 있는지도 살펴, 증언이 제한될 경우에도 무엇을 증명할 자료가 남는지 확인한다. 출석 안내를 받았다면 증언거부 문제와 출석 자체의 대응은 구분해 법원에 사유를 알리는 편이 좋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