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무를 이행하는 데 드는 비용은 누가 낼까

채무를 이행하기 위해 물건을 운송하거나 필요한 절차를 진행하면 그 비용을 누구에게 청구할 수 있는지 문제가 된다. 민법 제473조는 다른 의사표시가 없으면 변제비용을 채무자가 부담하도록 한다. 다만 채권자의 주소 이전이나 그 밖의 행위 때문에 비용이 늘었다면 증가한 금액은 채권자가 부담한다. 원래 필요한 비용과 나중에 늘어난 비용을 나눌 이유다.

가상의 사례로 물건을 인도할 의무를 이행하려는데, 채권자가 주소를 옮긴 뒤 운송 비용이 더 들게 됐다고 하자. 비용이 생겼다는 이유만으로 모두 채권자에게 넘길 수 없고, 채무자가 운송을 준비했다는 이유만으로 늘어난 부분까지 언제나 혼자 부담한다고 볼 수도 없다. 먼저 비용에 관한 별도 합의가 있는지 확인하고, 없다면 원래의 변제비용과 주소 이전 등으로 증가한 금액을 구분해야 한다.

계약서와 비용 협의는 당사자가 무엇을 부담하기로 했는지 보여 준다. 원래 이행 조건과 이전 · 변경 자료는 어떤 사정 때문에 비용이 달라졌는지 확인하게 하고, 변경 전후 견적과 실제 지출 내역은 증가분이 얼마인지 검토하는 데 쓰인다. 주소가 바뀌었다는 사실과 청구한 모든 비용이 그 때문에 늘었다는 사실은 같지 않다. 추가 비용의 항목과 발생 원인을 연결해야 한다. 당사자가 처음부터 예상해 합의한 비용까지 나중에 생긴 증가분으로 바꾸어 분류하지 않는다.

변제장소와 비용 부담도 구분해야 한다. 어디서 이행할 의무가 있는지를 확인한 뒤, 그 이행에 필요한 비용을 누가 부담할지는 비용 약정과 제473조에 맞춰 따로 살핀다. 이 규정은 일반적인 변제비용에 관한 것이므로 계약 종류에 따라 특별히 정한 법률이나 개별 약정이 있는지도 확인한다. 실제 정산표에는 기본 비용과 채권자의 행위로 증가했다고 주장하는 비용을 별도 항목으로 적고 근거를 붙이는 편이 좋다. 비용을 지출한 사람이 누구인지에만 머무르지 말고 부담 약정, 증가 원인과 증가액을 맞춰야 서로에게 요구할 범위를 정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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