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행관이 집 안에서 압류할 수 있는 현금을 확인하고 실제로 추심했다. 채권자가 아직 그 돈을 받지 않았다면 채무자는 여전히 같은 액수를 갚아야 할까? 지급으로 보는 시점은 집행관이 그 금전을 추심한 때다. 나중에 채권자에게 건네는 절차가 남아 있어도 추심된 금액은 그때 채무자가 지급한 것으로 본다.
민사집행법 제201조 제1항은 압류한 금전을 채권자에게 인도하도록 한다. 같은 조 제2항은 집행관이 금전을 추심하면 채무자가 지급한 것으로 본다고 정한다. 두 항을 함께 읽으면 집행관이 현금을 추심한 시점과 채권자가 현금을 인도받는 시점을 구별할 수 있다. 집행관이 현금을 어디에 두었는지 확인하거나 액수만 적어 놓은 상황이라면 실제 추심까지 했는지부터 확인해야 한다.
제2항에는 예외가 있다. 담보를 제공하거나 공탁하여 집행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채무자에게 허가한 때에는 위 지급 간주가 적용되지 않는다. 같은 돈이 집행 절차에 등장하더라도 어떤 이유로 맡겼는지에 따라 지급으로 처리되는지가 달라진다. 허가를 받은 사건이라면 어떤 조건으로 돈이 맡겨졌는지 허가 내용과 집행 기록을 함께 볼 필요가 있다.
현금이라는 이유로 언제나 압류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민사집행법 제195조 제3호는 채무자 등의 생활에 필요한 한 달 생계비 중 대통령령이 정한 액수의 금전을 압류할 수 없는 물건에 포함한다. 이 규정은 얼마를 압류할 수 있는지의 기준이다. 집행관이 실제 추심한 돈이 언제 지급으로 처리되는지는 제201조의 문제다.
같은 금액을 다시 청구받으면 집행 서류에서 금전 추심일과 추심액을 먼저 확인하자. 추심액이 청구액의 일부라면 지급으로 보는 것도 그 액수만큼이다. 채권자의 입금 내역이 아직 없다는 말만으로 그 부분까지 미지급으로 잡을 이유는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