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성년자도 혼인하면 민법상 성년자일까

19세가 되지 않았더라도 법률상 혼인했다면 민법상 언제나 미성년자로만 취급할까. 민법 제4조는 사람이 19세로 성년에 이른다고 정하지만, 제826조의2는 미성년자가 혼인한 때 성년자로 본다고 정한다. 생년월일만 보고 현재의 민법상 지위를 판단하면 이 규칙을 빠뜨릴 수 있다.

가상의 사례로 18세인 사람이 법률상 유효하게 혼인한 뒤 자기 명의로 카메라를 사려 한다고 하자. 판매자는 19세가 아니니 무조건 부모의 동의부터 가져오라고 한다. 이 경우에는 혼인이 성립한 사실과 계약 시점을 함께 확인해야 한다. 제826조의2가 정한 성년의제는 혼인한 미성년자의 민법상 지위에 관한 규칙이다. 다만 혼인했다는 말 한마디만 듣고 실제 성립 여부나 다른 계약 요건의 확인까지 모두 끝났다고 보아서는 안 된다.

예식을 했거나 함께 산다는 사실과 법률상 혼인이 성립했다는 사실도 구별해야 한다. 민법 제812조 제1항은 가족관계등록법에 정한 신고로 혼인의 효력이 생기도록 한다. 여기서는 국내 신고에 따라 유효한 혼인이 이미 성립한 경우를 전제로 한다. 신고서의 외관만으로 혼인의 효력에 관한 별도 다툼까지 해결되었다고 판단하지 않는다. 단순히 앞으로 결혼하기로 약속한 상태를 제826조의2의 혼인과 같게 취급해서도 안 된다.

출생 관련 자료는 계약 당시 연령을, 혼인관계 자료와 신고 경과는 실제 혼인의 성립 및 시점을 확인하게 한다. 계약서와 교환한 연락은 언제 어떤 거래를 하려 했는지를 보여 준다. 이 자료들을 나란히 놓아 계약 때 이미 혼인한 상태였는지 확인해야 한다. 또 민법상 성년으로 보는 규정을 모든 법률의 연령 기준이 한꺼번에 바뀐다는 뜻으로 넓히지 않는다. 특정 분야의 자격이나 연령 제한은 그 법령을 따로 읽어야 한다. 먼저 연령과 유효한 혼인, 거래 시점을 정리한 뒤 제826조의2에 따라 민법상 지위를 판단해야 한다. 미성년이라는 호칭이나 혼인 여부 어느 한 가지만으로 거래의 모든 효과를 단정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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