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용담보 사유를 알고 변론했다면

상대방에게 소송비용을 돌려받기 어려울 것 같아 원고에게 담보를 내게 하고 싶다. 본안에서 다툼을 이어가다가 나중에 신청해도 되는지 먼저 확인해야 한다. 담보를 요구할 사유가 있더라도 피고가 이미 어떤 사정을 알고 어떻게 소송에 응했는지에 따라 신청권 문제가 생긴다.

민사소송법 제117조는 원고가 국내에 주소 · 사무소와 영업소를 두지 않은 때나 기록상 청구에 이유 없음이 명백한 때 등 비용담보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경우를 규정한다. 피고의 신청에 따라 법원이 담보 제공을 명하는 제도지만, 신청하면 언제나 담보를 받는다는 의미는 아니다. 조문이 정한 필요성과 예외를 함께 확인해야 한다.

민사소송법 제118조는 담보 사유를 알면서 피고가 본안에 관해 변론하거나 변론준비기일에서 진술한 경우 담보제공을 신청하지 못한다고 정한다. 핵심은 사유를 안 사실과 그 뒤의 본안 진술이다. 소송에서 불리해졌다는 이유만으로 뒤늦게 담보 신청을 덧붙이면 된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가상의 상황이다. 피고가 원고의 국내 주소와 영업소 부재를 알고도 본안 쟁점을 변론한 다음 비용담보를 검토하기 시작했다. 이때에는 사유를 알게 된 날짜와 실제 변론 경과를 대조한다. 단지 첫 기일이 지났다는 사실만으로 결론을 내리거나, 나중에 신청서를 냈으니 종전 진술과 무관하다고 보아서는 곤란하다.

제117조 제3항은 청구 일부에 다툼이 없고 그 액수가 담보로 충분한 경우의 예외도 둔다. 따라서 원고의 상태만 확인하지 말고 다툼 없는 청구가 있는지 살핀다. 준비할 자료는 원고의 국내 주소 · 영업소 관련 자료, 사유를 안 경위, 기일조서와 본안 서면이다. 담보를 검토한다면 본안 대응과 별개로 신청 시점을 앞서 확인해야 한다. 비용을 보전하려는 목적과 실제로 신청할 수 있는 상태인지를 나누어 판단하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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