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증받을 사람이 먼저 사망하면 그 자녀가 받을까

유언장에 이름이 적힌 사람이 유언자보다 먼저 사망했다면, 그 자녀에게 같은 유증이 저절로 넘어간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민법 제1089조 제1항은 유언자 사망 전에 수증자가 사망하면 유증의 효력이 생기지 않는다고 정한다. 받을 사람의 가족이 남아 있다는 사실과, 유언에 따른 권리가 발생했다는 판단은 구별해야 한다.

예를 들어 친구에게 특정 집을 준다는 유언을 남겼는데 친구가 먼저 숨진 상황을 생각해 보자. 친구가 생전에 유언 내용을 알고 기뻐했다는 사정만으로 사망 전에 그 집의 유증 권리를 이미 취득해 자녀에게 남겼다고 볼 수는 없다. 이번 질문의 출발점은 친구의 자녀가 몇 명인지가 아니라, 유언자와 수증자 가운데 누가 먼저 사망했는지다.

그렇다면 집이 언제나 일반 상속인에게 돌아가는지도 유언 문구를 더 읽어야 한다. 민법 제1090조는 유증의 효력이 생기지 않으면 목적재산은 상속인에게 귀속한다고 하면서도, 유언자가 유언으로 다른 의사를 표시했다면 그 의사에 따르도록 한다. 친구가 먼저 사망하면 누구에게 줄지까지 따로 정했는지가 결론을 바꾸는 사실이다.

따라서 두 사람의 사망을 증명할 기본증명서 등으로 선후를 확인하고, 유언장에서는 수증자를 정한 문장 뒤에 대체로 받을 사람을 정한 내용이 있는지 확인한다. 처음 이름만 보고 끝내거나 가족이 전해 들은 말로 대체 수증자를 보충해서는 안 된다. 다른 의사가 유언에 표시됐는지를 확인해야 하는 규정이기 때문이다.

이 설명은 유언자보다 수증자가 먼저 사망한 상황에 관한 것이다. 수증자가 유언자 사망 뒤 사망했다면 이미 효력이 발생한 유증의 권리와 승인 · 포기 문제를 별도로 살펴야 한다. 정지조건이 붙은 유증에는 제1089조 제2항의 조건 성취 전 사망 규정도 있다. 사망 순서와 조건 유무를 먼저 표시해 두어야, 선사망으로 권리가 생기지 않은 경우와 이미 생긴 권리의 승계를 섞지 않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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