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 사례다. 채권자는 이미 채무자 부동산에 근저당권을 갖고 있지만 다른 예금도 가압류하려 한다. 담보가 있어도 빚이 남았으니 더 묶을 수 있을까. 현재 담보로 채권을 충분히 확보하고 있다면 추가 보전의 필요성이 부정될 수 있다.
민사집행법 제277조는 가압류를 하지 않으면 판결을 집행할 수 없거나 집행이 매우 곤란할 염려가 있을 때 가압류할 수 있다고 정한다. 민사집행법 주석은 저당권 · 질권 · 양도담보권 같은 물적 담보로 가압류와 동등 이상의 보호를 받는다면 가압류할 필요가 없다고 설명한다.
여기서 충분한 담보인지는 등기부에 근저당권이 적혔다는 사실만으로 판단하지 않는다. 담보가 확보하는 채권의 범위와 현재 재산의 현금화 가치, 선순위 부담을 확인해야 한다. 채권최고액이 크더라도 실제로 돌아올 금액이 모자랄 수 있고, 시가가 높아 보여도 앞선 채권이 많으면 같은 문제가 생긴다.
기존 담보나 보전으로 확보되는 금액이 부족하면 그 잔액을 보전할 필요는 인정될 수 있다. 반대로 이미 완전한 만족을 얻을 담보가 있는데 같은 채권 전액을 거듭 묶겠다고 하면 추가 가압류가 필요한 이유를 설명하기 어렵다. 부족액을 추정해서 적기보다 현재 평가와 실제 우선 부담을 뒷받침할 자료가 필요하다.
보증인처럼 사람의 책임이 추가된 인적 담보만 있다는 사정은 물적 담보로 충분히 확보된 경우와 같지 않다. 집행권원이 있어도 기한이나 조건, 집행정지 때문에 지금 집행할 수 없는 사정이 있다면 별도로 보전 필요성을 살펴야 한다. 담보나 판결의 존재 하나만으로 신청 가능 여부를 일률적으로 정하지 않는다.
신청 전에는 채권 잔액과 담보 범위, 등기 순위와 평가 자료, 이미 확보한 다른 보전 내용을 대조한다. 제279조에 따라 청구채권뿐 아니라 추가 가압류의 이유도 소명해야 한다. 신청금액이 담보 부족과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밝히면, 담보를 갖고도 왜 별도 보전이 필요한지라는 질문에 구체적으로 답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