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명용 가상 사례다. 주택 임대차가 끝났는데 임차인이 보증금 수령을 거절한다. 임대인 A는 돈을 공탁하면 반환 문제가 모두 해결되는지 궁금하다. 변제공탁은 편한 지급 방법을 임의로 고르는 제도가 아니라 법이 정한 사유에 따라 검토하는 절차다.
민법 제487조는 채권자가 변제를 받지 않거나 받을 수 없을 때 변제자가 채권자를 위해 변제 목적물을 공탁해 채무를 면할 수 있다고 정한다. 변제자가 과실 없이 채권자를 알 수 없는 경우도 포함한다. 연락이 불편하다거나 다툼이 있다는 사정만으로 수령거절·수령불능의 요건이 충족되는지는 따로 확인해야 한다. 누구에게 어떤 채무를 변제하는지도 특정할 문제다.
민법 제536조는 쌍무계약에서 상대방이 채무 이행을 제공할 때까지 자기 채무의 이행을 거절할 수 있는 원칙을 정한다. 임대차 종료에 따른 보증금 반환과 주택 인도의 관계가 문제되면 실제 이행 내용과 시기를 함께 확인해야 한다. 임차인이 계속 점유한다는 이유만으로 아무런 준비 없이 보증금을 주지 않아도 된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
민법 제491조는 상대의무 이행과 동시에 변제할 경우 채권자가 그 의무를 이행하지 않으면 공탁물을 수령하지 못한다고 정한다. 어떤 조건이라도 마음대로 붙일 수 있다는 뜻은 아니다. 실제로 동시이행 관계에 있는 의무인지, 공탁 조건이 그 범위를 넘는지 살펴야 한다. 조건을 잘못 붙인 공탁에 대해 유효한 변제였다고 섣불리 결론 내리지 않는다.
A는 임대차 종료 경위와 보증금 계산, 지급하려고 한 내용, 수령을 거절한 자료와 주택 인도 상태를 먼저 정리해야 한다. 공탁서의 원인과 조건은 이 자료에 맞춰 검토하고 공탁 사실을 알리는 절차도 확인한다. 이 글은 민법상 변제공탁의 기본 사유와 동시이행 조건을 설명한 것이며, 특정 공탁의 유효성이나 지연손해금의 종료 시점을 단정하는 것은 아니다. 접수됐다는 사실만으로 그 공탁이 모든 채무를 소멸시켰다고 판단하지 않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