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명용 가상 사례다. A가 빌린 집 일부가 손상돼 방 하나를 사용할 수 없게 됐다. 집주인은 거실과 다른 방이 남았으니 월세를 모두 내야 한다고 말한다. 일부 사용불능에 따른 차임 감액과 계약 전체의 해지는 요건이 다르다.
민법 제627조 제1항은 임차물 일부가 임차인의 과실 없이 멸실하거나 그 밖의 사유로 사용·수익할 수 없을 때 그 부분의 비율에 따른 차임 감액을 청구할 수 있다고 정한다. 사용이 불편하다는 주장만으로 충분한지, 실제로 어느 공간을 언제부터 사용할 수 없었는지 확인해야 한다. 임차인의 과실이 없다는 조건도 빠뜨릴 수 없다.
감액 범위를 정하려면 사용하지 못한 부분과 기간에 관한 자료가 필요하다. 손상된 방의 사진, 수리 일정, 건물 배치도와 실제 사용 제한을 정리한다. 단순히 방 개수만 세거나 월세 전액을 곧바로 멈추는 방식은 해당 조문의 비율 요건을 제대로 확인한 것과 다르다. 부분적 사용불능을 이유로 청구할 금액은 구체적인 사정을 대조할 문제다.
같은 조 제2항의 해지는 남은 부분으로 임차 목적을 달성할 수 없을 때 가능하다. 일부가 고장 났다는 사정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잔존 공간으로 계약 목적을 이룰 수 없는지 살펴야 한다. 생활에 꼭 필요한 시설이 전혀 기능하지 않는지, 사용 가능한 다른 부분이 실제로 남아 있는지 등 사실관계가 판단에 영향을 준다. 감액 사유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해지까지 자동 인정되지는 않는다.
민법 제652조는 제627조에 위반하여 임차인에게 불리한 약정의 효력이 없다고 정한다. 계약서에 감액이나 해지를 제한하는 문구가 있다면 법정 요건과 함께 읽어야 한다. A는 고장을 발견한 시점부터 임대인에게 알린 내용, 수리 가능성과 기간, 사용하지 못한 부분을 기록해 감액 청구인지 해지인지 요구를 분명히 하는 편이 좋다. 이 조문을 근거로 삼으면서도 사용불능의 원인과 임차인의 과실 여부를 확인하지 않는 식의 단정은 피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