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상속포기가 무효면 재산 합의도 없어질까

가족들은 상속재산 전부를 한 사람에게 주기로 하고 나머지는 상속포기를 신고했다. 그런데 신고가 늦어 포기가 무효라면, 재산을 한 사람에게 주기로 했던 합의까지 없었던 일이 될까. 포기의 효력과 가족들이 재산을 나누기로 한 의사는 따로 살펴야 한다.

대법원은 1989년 9월 12일 선고한 88누9305 판결에서 판단했다. 다른 공동상속인들은 상속재산 전부를 한 사람에게 상속시킬 방편으로 기간이 지난 뒤 포기를 신고했다. 상속세 등 부과처분을 다툰 사건이다. 이들이 기간을 지켜 유효하게 포기했다는 판단은 아니었다.

원심은 포기가 무효이므로 한 사람이 전부를 단독상속했다고 볼 수 없다고 했다. 대법원은 그 사람이 전부를 취득하고 나머지는 아무 재산도 취득하지 않기로 하는 의사의 합치가 있었다는 점을 봤다. 포기신고의 효력은 없어도 같은 내용의 상속재산 협의분할이 이루어진 것으로 판단했다.

따라서 포기 무효라는 결론만으로 재산 귀속도 각자의 법정상속분으로 돌아간다고 단정할 수 없다. 법원은 협의분할로 한 사람이 자기 상속분을 넘는 재산을 취득하는 경우에도 상속개시 당시 고인으로부터 직접 상속받은 것으로 봤다. 원심 중 과세관청이 패소한 부분을 파기환송했으며, 환송 뒤 결과를 여기서 확인한 것은 아니다.

현재 민법 제1013조는 공동상속인의 협의분할을 정한다. 제1015조는 분할이 상속개시 때로 소급하되 제3자의 권리를 해하지 못한다고 정한다. 위 판결은 잘못된 포기신고가 언제나 유효한 분할합의로 바뀐다는 뜻이 아니다. 누구에게 무엇을 귀속시킬지 공동상속인 사이의 합의를 확인한 사례다.

포기신고와 수리 기록, 가족들이 재산을 정리하려고 작성한 문서와 연락 내용을 함께 살피자. 늦은 포기를 다시 유효하게 만드는 설명도, 고인의 채무까지 면해 준다는 설명도 아니다. 당시 세금소송의 결론을 현재 세액 계산에 그대로 옮겨서도 안 된다. 신고가 무효인지와 별도로 재산분할에 관한 의사와 자료를 확인해야 한다.

카카오톡 채널 상담하기
카카오톡 채널 친구추가
링크가 복사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