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명용 가상 사례다. 창고 임대인 갑이 임차인 을의 연체 임대료를 받기 위해 창고 안 물건의 압류를 검토한다. 그중에는 을 소유의 설비와 거래처에서 잠시 맡긴 물건이 섞여 있다. 창고 안에 있다는 이유만으로 전부 특별한 담보가 되는 것은 아니다. 민법상 법정질권의 대상 조건이 문제된다.
민법 제650조는 건물이나 그 밖의 공작물의 임대인이 임대차에 관한 채권으로, 그 건물이나 공작물에 부속한 임차인 소유의 동산을 압류한 때에는 질권과 동일한 효력이 있다고 정한다. 임대차에 관한 채권인지, 임차인 소유 동산인지, 해당 건물 등에 부속한 것인지, 압류가 이루어졌는지가 연결되어야 한다. 방 안에서 발견했다는 사정만으로 이 조건을 모두 대신하지 못한다.
토지 임대인에게는 민법 제648조가 따로 있다. 임대차에 관한 채권으로 임차지에 부속하거나 그 사용의 편익에 쓰이는 임차인 소유 동산 및 그 토지의 과실을 압류했을 때 질권과 동일한 효력이 있다. 두 조문은 대상 범위의 문구가 다르므로 무엇을 빌려준 계약인지에 따라 적용할 규정이 달라진다.
갑이 작성하는 물건 목록에는 품명과 함께 소유자, 설치 장소 및 사용 기능이 드러날 필요가 있다. 매입 세금계산서와 대금 지급 자료는 을의 소유인지, 대여 계약서나 거래처 보관 확인서는 다른 사람 물건인지 확인하는 데 쓴다. 사진과 배치도는 해당 동산이 건물에 어떻게 부속되어 있는지를 설명한다. 토지라면 그 사용 편익과 연결되는 사정도 따로 정리해야 한다.
임대차계약서와 차임 원장은 압류의 바탕인 임대차채권을 확인하고, 집행 조서와 압류 목록은 실제로 어떤 물건이 압류되었는지 특정한다. 갑이 물건을 마음대로 가져오는 것은 조문이 말하는 압류를 대신하지 못한다. 따라서 대상과 채권의 연결을 확인한 뒤 적법한 집행 절차를 준비해야 한다. 질권과 같은 효과가 있다는 문장만으로 제삼자 소유권이나 다른 권리와의 순위까지 모두 해결되었다고 설명해서는 안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