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집설립을 멈추려면 창립총회가 정한다

주식인수인을 모집해 설립 절차를 진행하다가 사업을 접기로 했다면, 발기인 몇 사람이 그만두겠다고 합의한 사실만으로 정리를 끝내서는 안 된다. 상법 제316조 제1항은 창립총회에서 설립의 폐지를 결의할 수 있도록 한다. 모집설립에서 이미 참여한 주식인수인들과 함께 설립 여부를 결정할 법정 기관을 확인해야 한다.

소집통지서에 설립폐지라는 안건을 적지 않았다는 사정도 구별해 살핀다. 같은 조 제2항은 그 뜻을 소집통지서에 적지 않은 경우에도 이 결의를 할 수 있다고 정한다. 이는 해당 안건을 결의할 수 있다는 규정이지, 창립총회를 전혀 열지 않거나 표결을 생략해도 된다는 뜻은 아니다.

결의에는 상법 제309조의 정족수를 확인한다. 출석한 주식인수인의 의결권 3분의 2 이상이면서 인수된 주식총수의 과반수에 해당하는 찬성이 필요하다. 발기인 명단만 보고 동의자 수를 세지 말고, 주식인수 내역과 출석부, 안건별 표결 기록을 대조해야 한다. 이 자료들은 누가 설립에 참여했고 어떤 의결권으로 폐지를 결정했는지 보여 준다.

설립을 폐지한다고 설립 준비 과정에서 발생한 책임까지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상법 제326조는 회사가 성립하지 못한 경우 발기인이 설립에 관한 행위에 연대책임을 지고, 설립에 관해 지급한 비용도 발기인이 부담한다고 정한다. 회사가 만들어지지 않았으니 앞으로 청구할 상대방도 없다는 식으로 정리할 수는 없다.

따라서 창립총회 의사록과 함께 설립 관련 계약서, 이미 지출한 비용명세, 납입과 반환에 관한 자금 내역을 모은다. 의사록은 설립을 폐지한 결정을, 계약서와 명세는 정리해야 할 의무와 비용을 확인하는 자료다. 회사를 만들지 않기로 하는 결정과 그 뒤 남은 관계를 정산하는 일은 이어지는 절차이므로, 결의 한 장으로 모든 돈 문제까지 끝났다고 처리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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