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가 유산을 사적으로 쓰면 아이의 포기도 효력을 잃을까

미성년 자녀의 상속포기가 적법하게 이루어진 뒤, 법정대리인이 유산을 자기 이익을 위해 소비했다. 그 때문에 아이의 상속포기까지 효력을 잃고 고인의 빚을 전부 부담하게 될까. 실제 돈을 쓴 사람과 그 행위의 결과를 누구에게 돌릴지는 나누어 살펴야 한다.

민법 제1026조 제3호는 한정승인이나 포기 후 상속재산을 은닉 · 부정소비하거나 고의로 재산목록에 기입하지 않은 때 단순승인한 것으로 본다. 다만 재산이 줄었다는 결과만 보고, 법정대리인의 모든 행동을 곧바로 미성년자의 배신행위로 돌리는 것은 다른 문제다.

주석 민법 상속 제6판의 해당 해설은 이 규정이 상속인의 배신행위에 대한 제재라는 점에서 행위 주체를 설명한다. 미성년자의 경우 법정대리인이 상속인을 대리하거나, 본인이 법정대리인의 동의를 받아 한 행위인지를 살핀다. 여기에 법정대리인의 행동이라는 사실만으로 끝내지 않는 예외도 제시한다.

해설은 법정대리인이 자기 이익을 위해 위와 같은 행위를 했다면 상속인에게 법정단순승인의 효과가 미치지 않는다고 본다. 문헌의 해석이며 같은 사안의 직접 판결을 소개하는 것은 아니다. 미성년자 본인이 동의 없이 혼자 유산을 판 경우와 달리, 대리인의 관여가 있어도 누구의 이익을 위한 행동인지가 문제다.

그렇다고 부모 계좌를 거쳤다는 이유만으로 자기 이익을 위한 소비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재산의 출처와 이동, 실제 지급 상대방과 사용 목적, 대리인이 어떤 지위에서 행동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아이를 위한 지출인지 대리인 자신의 이익을 위한 지출인지에 관한 사실을 먼저 정리한다.

포기 신고와 수리 자료, 대리관계 및 거래내역을 함께 대조하자. 이 예외가 관리자의 행위를 적법하게 만들거나 다른 책임을 모두 없애는 것은 아니다. 처음 포기가 적법했는지, 문제 된 행위가 그 후에 이루어졌는지도 각각 확인한다. 대리인이 재산에 손댔다는 이유만으로 아이의 포기 효력까지 곧바로 부정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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