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언집행자가 받은 돈은 자기 명의면 자기 돈일까

유언집행자가 자기 계좌로 돈을 받았다는 이유만으로 그 돈이 모두 집행자의 개인 재산이 되는 것은 아니다. 민법 제1103조 제2항은 지정 · 선임된 유언집행자에게 민법 제684조를 준용한다. 제684조는 사무 처리로 받은 금전과 물건, 수취한 과실을 인도하고, 위임인을 위해 자기 명의로 취득한 권리는 이전하도록 정한다.

여기서는 돈이 어느 계좌에 들어왔는지만큼 왜 들어왔는지가 중요하다. 집행자가 개인 거래의 대금을 받은 것인지, 유언집행 업무를 하면서 다른 사람에게 넘겨야 할 돈을 받은 것인지 구분해야 한다. 명의가 집행자라는 사실만으로 수령의 원인과 귀속까지 한 번에 결정할 수는 없다.

설명을 위해 유언집행 과정에서 회수한 돈을 집행자가 자기 계좌로 받아 보관하는 상황을 가정해 보자. 상속인은 입금 내역과 함께 어떤 재산이나 권리에서 나온 돈인지, 얼마를 사용했고 얼마가 남았는지를 확인하는 편이 좋다. 여러 재산에서 받은 금전이 섞였다면 원인별로 나누어야 유언에 따른 처리와 실제 잔액을 대조할 수 있다.

자기 명의로 취득한 권리에도 주의가 필요하다. 제684조 제2항은 위임인을 위해 취득한 권리라면 이전할 의무를 둔다. 집행자가 취득 명의만을 내세워 집행과 무관한 개인 권리라고 주장할 때에는 계약의 상대방, 취득 목적과 사용한 재산 등을 함께 확인해야 한다. 다만 명의가 같다는 사실 하나로 모든 권리를 인도 대상으로 묶어서는 안 된다.

실제 인도 상대방과 배분 방식은 유언 내용과 각자의 권리관계에 맞춰야 한다. 특정 상속인이 요구했다고 유증받을 사람의 재산까지 그 상속인에게 모두 건네라는 뜻은 아니다. 수령 원인, 유언 항목, 집행 중 지출, 잔여 금액, 최종 인도 자료를 연결해 놓으면 집행자 명의와 개인 귀속을 혼동하지 않고 정산할 수 있다. 단순히 계좌 잔액이 없다는 설명으로 수령한 재산의 처리를 대신할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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