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인이 있는지 분명하지 않아 상속재산관리인이 선임되었는데, 채권자가 재산 현황을 전혀 알지 못한 채 기다려야 하는 것은 아니다. 민법 제1054조는 관리인이 상속채권자나 유증받은 사람의 청구를 받으면 언제든지 상속재산의 목록을 제시하고 그 상황을 보고해야 한다고 정한다. 법원이 선임했다는 사실만으로 설명 의무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이 규정은 상속재산관리인을 상대로 재산 현황을 확인하는 권리에 관한 것이다. 관리인 선임을 누가 청구하는지, 채권을 언제 신고하는지와는 질문이 다르다. 채권신고를 했으니 보고도 자동으로 받았다고 볼 수 없고, 목록을 요청했다는 이유로 필요한 채권신고 절차까지 마쳤다고 생각해서도 안 된다.
설명을 위해 고인에게 받을 돈이 남은 사람이 관리인에게 상속재산이 얼마인지 물었으나 답을 받지 못한 상황을 가정해 보자. 단순히 돈을 빨리 달라는 요구에 그치기보다, 자신이 상속채권자라는 근거와 함께 재산목록의 제시 및 현재 처리 상황의 보고를 요청하는 편이 좋다. 무엇을 확인하려는지 구체적일수록 답변 내용도 대조하기 쉽다.
목록만으로 모든 상황이 드러나는 것은 아니다. 목록 작성 뒤 재산이 처분되었는지, 채권이 회수되었는지, 어떤 채무가 확인되었는지에 따라 현재 현황이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목록의 기준일과 현재 상황을 구별해 확인한다. 이 조문은 목록 제시와 상황 보고를 함께 정하므로 과거 목록 한 장을 받았다는 이유만으로 최근 상황에 관한 질문을 포기할 필요는 없다.
다만 보고청구권이 곧바로 특정 재산을 자기에게 넘기라고 요구할 권한이나 다른 채권자보다 먼저 받을 순위를 만드는 것은 아니다. 채권의 존재와 변제순위는 별도로 검토해야 한다. 요청한 날짜와 내용, 관리인의 답변을 남겨 두고 자기 채권 자료와 대조하면, 정보가 부족한 부분과 변제를 다투는 부분을 구별하여 다음 절차를 검토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