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저당권이 설정된 집을 유증받기로 했다면 유증의무자가 먼저 빚을 갚아 깨끗한 집으로 넘겨줘야 한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민법 제1085조는 유증 목적물이 유언자 사망 당시 제삼자 권리의 목적이면, 수증자가 유증의무자에게 그 권리를 소멸시키라고 청구할 수 없도록 정한다. 유증을 받는다는 사실만으로 담보를 없애 달라는 권리가 생기지는 않는다.
따라서 유언서에 집을 준다는 문장이 있더라도 사망 당시 등기부에 어떤 권리가 있었는지 따로 확인해야 한다. 근저당의 채권자와 채권최고액, 설정된 부동산의 범위 등을 읽어야 한다. 등기부의 채권최고액이 실제 갚을 빚과 언제나 같은 금액은 아니므로, 현재 채무 내역도 구별해 확인할 필요가 있다.
다만 유언자가 다른 의사를 남겼을 수 있다. 민법 제1086조는 제1085조 등의 경우 유언으로 다른 의사를 표시했다면 그 의사에 따르도록 한다. 유언서에 담보를 정리한 뒤 넘기라는 내용이나 채무 변제에 관한 별도 문구가 있는지도 함께 읽는다. 집을 주겠다는 문장만 떼어 내어 담보 처리까지 정해졌다고 보거나, 반대로 다른 문구를 무시해서도 안 된다.
이 규정은 수증자가 곧바로 대출채무자 개인의 지위까지 넘겨받는다는 설명과도 다르다. 집에 설정된 담보권의 부담, 실제 돈을 갚아야 하는 채무자의 지위, 유증의무자의 이행 범위는 나누어 살펴야 한다. 부동산을 받았다는 사실 하나로 셋을 같은 것으로 적은 확인서에 바로 서명하지 않는 편이 좋다.
유증을 집행하기 전에는 유언서 전체와 사망 당시 및 현재 등기부, 담보채무 관련 자료를 맞춰 본다. 이 글의 결론은 제삼자 권리를 없애 달라고 요구할 수 있는지에 관한 것이며, 담보권의 실제 유효성이나 경매 결과까지 확정하는 설명은 아니다. 어떤 권리가 붙어 있는지와 유언자가 그 부담을 어떻게 처리하려 했는지를 먼저 확인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