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혼을 깨겠다는 뜻은 어떻게 전해야 할까

결혼을 약속한 뒤 상대방이 다른 사람과 다시 약혼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면, 내 마음을 정하는 일과 약혼해제의 법적 처리는 구별해야 한다. 설명용 가상 사례로, 갑은 을과 약혼한 뒤 을이 다른 사람과 약혼한 자료를 확인했다. 갑은 주변에만 파혼하겠다고 말했고 을에게는 아직 그 뜻을 전하지 않았다.

민법 제804조 제4호는 약혼 후 다른 사람과 약혼하거나 혼인한 경우를 상대방이 약혼을 해제할 수 있는 사유로 정한다. 먼저 갑과 을의 약혼이 있었는지, 을의 다른 약혼이 그 뒤에 이루어졌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다른 사람을 만난다는 소문과 약혼했다는 사실은 같지 않다. 당사자가 어떤 결혼 약속을 했는지와 이후 경과를 실제 자료로 특정할 필요가 있다.

해제할 사유를 확인했다면 방법을 따로 살핀다. 민법 제805조 본문은 약혼해제를 상대방에 대한 의사표시로 하도록 한다. 부모나 친구에게 내 뜻을 말한 기록만으로 상대방에 대한 표시까지 마쳤다고 처리할 수는 없다. 무엇을 끝내겠다는 내용인지, 누구를 상대로 어떤 경로로 표시했는지 통지 원문과 전달 내역을 함께 보아야 한다.

같은 조 단서는 상대방에 대하여 의사표시를 할 수 없는 때에는 해제 원인이 있음을 안 때에 해제된 것으로 본다. 이 예외와 단순히 답장이 없거나 대화가 불편한 상황을 같은 것으로 취급하지 않는다. 의사표시가 왜 불가능했는지와 해제 원인을 언제 알았는지는 서로 다른 사실이므로 각각 확인할 자료가 필요하다. 예외라는 이유만으로 모든 연락 단절 상황에 같은 결론을 붙여서는 안 된다.

약혼 당시의 대화는 처음 약속의 내용과 시점을, 다른 약혼에 관한 자료는 해제 사유와 선후관계를 보여 준다. 해제 통지와 전달 기록은 갑이 누구에게 무엇을 표시했는지를 확인하게 한다. 해제 여부가 정리되더라도 이미 지출한 비용과 손해배상의 결론까지 자동으로 정해지는 것은 아니다. 사유를 안 시점, 통지 여부와 그 방법을 먼저 정리한 뒤 남은 금전 문제를 구분해 검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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