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증할 대여금을 생전에 돌려받았다면

특정 대여금 채권을 주겠다는 유언을 한 뒤 유언자가 생전에 돈을 돌려받았다면, 채권이 없어졌으니 유증도 무조건 끝났다고 보아서는 안 된다. 민법 제1084조는 채권을 유증했는데 유언자가 그 변제를 받은 물건이 상속재산 중에 있으면 그 물건을 유증의 목적으로 본다고 정한다. 변제 전 채권에서 변제받은 재산으로 이어지는 규정이다.

금전을 목적으로 하는 채권에는 한 걸음 더 나아간 규정이 있다. 같은 조 제2항은 변제받은 채권액에 상당한 금전이 상속재산 중에 없는 경우에도 그 금액을 유증의 목적으로 본다. 따라서 빌려준 돈을 돌려받아 다른 곳에 사용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유증받을 사람에게 아무 권리도 남지 않는다고 단정할 수 없다.

설명을 위해 유언자가 지인에 대한 대여금 채권을 유증한 뒤 그 대여금을 변제받은 상황을 생각해 보자. 우선 유언서가 어떤 채권을 가리키는지, 실제 얼마를 변제받았는지 확인해야 한다. 계좌에 같은 액수의 돈이 그대로 남아 있는지만 찾고 검토를 끝내면 금전채권에 관한 제2항의 의미를 놓칠 수 있다.

다만 민법 제1086조는 유언자가 유언으로 다른 의사를 표시한 경우 그 의사를 따르도록 한다. 유언자가 채권이 남아 있을 때에만 주겠다고 한 것인지 등 별도 문구도 함께 살펴야 한다. 또한 이 규정이 있다고 해서 상속재산의 규모나 다른 채무와 무관하게 언제나 전액을 지급받는다는 뜻은 아니다. 실제 이행 범위는 별도로 검토할 문제다.

필요한 자료는 유언서, 원래 채권을 확인할 계약과 거래 자료, 변제일과 변제액이 드러나는 내역이다. 일부만 변제받았거나 채권의 내용 자체를 다투는 경우에는 그 부분부터 구별한다. 유언의 채권 표시와 실제 변제 내용을 맞추어야 원래 남은 채권과 변제받은 부분을 섞지 않고, 유증 목적이 무엇으로 이어지는지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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