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 사례다. 채권자가 빚이 남았는데도 착오로 근저당권 말소를 요청해 등기가 지워졌다. 뒤이어 보증인에게 전액을 청구했으나 담보부동산에는 선순위 권리도 있었다. 보증인은 법정대위자이고 말소에 채권자 과실이 있다는 전제다. 면책범위는 담보로 상환받을 수 있었던 부분과 연결해야 한다.
민법 제481조는 변제할 정당한 이익이 있는 사람이 변제하면 당연히 채권자를 대위한다고 정한다. 제485조는 이렇게 대위할 사람이 있을 때 채권자의 고의나 과실로 담보가 상실되거나 감소하면, 그로 인해 상환받을 수 없는 한도에서 그 사람의 책임을 면하게 한다.
따라서 담보의 상실 · 감소, 채권자의 고의 · 과실, 그 결과 상환받지 못하게 된 범위를 연결해야 한다. 담보가 있었으니 보증액 전부가 없어진다고 주장하거나, 담보가 사라져도 보증 약정은 있으니 무조건 전액을 갚아야 한다고 말하면 조문의 한도를 놓친다. 면책범위의 기준은 담보상실 때문에 상환받을 수 없게 된 부분이다.
사례의 보증인은 원래 담보가 어떤 채무를 어느 범위에서 확보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등기부의 채권최고액만을 실제 상환 가능액과 같게 볼 수는 없다. 담보의 가치와 선순위 부담 등을 함께 살펴 실제로 어느 범위의 상환에 사용할 수 있었는지 자료를 갖춰야 한다.
보증계약과 채무 내역은 보증책임의 출발 범위를 보여 준다. 담보계약과 등기 변동 자료는 원래 담보의 내용과 소멸 시점을, 말소 관련 요청 · 회신은 채권자가 어떻게 관여했는지 밝힌다. 담보물 가치와 선순위 권리 자료는 담보를 유지했다면 상환받을 수 있었던 범위를 검토하는 데 쓴다. 단순히 지금 담보가 없다는 자료와 상환불능의 원인을 설명하는 자료는 역할이 다르다.
채권자도 담보상실 경위에 대한 반박과 상환불능 금액에 대한 반박을 나누어야 한다. 보증인은 갚은 뒤 구상 문제에 앞서 법정대위할 담보가 채권자 잘못으로 줄었는지 먼저 대조할 수 있다. 담보 말소와 상환불능액을 연결해 면책범위를 판단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