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매점 두 칸을 어린이집으로 고쳐 약 12년 사용한 임차인과 임대인이 원상회복 범위를 다퉜다. 계약에는 이전 임차인의 시설까지 포함한 구체적인 원상회복 특약이 있었다. 출입문과 통유리 등을 원래 소매점 형태로 되돌리는 감정비용을 누가 얼마나 부담해야 하는지가 문제 됐다.
대법원 2026. 8. 13. 선고 2026다203357, 2026다203358 판결은 구체적으로 정한 원상회복 특약을 존중해야 한다고 보았다. 시설이 임차 전에 있었다거나 오래 사용했다는 사정만으로 약정한 의무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었다. 임대인들 패소 부분을 파기환송했다.
그러면서도 감정금액 전액을 임차인에게 부담시키라는 결론을 확정하지는 않았다. 감정은 출입문과 통유리 등을 새 제품의 조달가격으로 산정했다. 법원은 그 전액을 임차인에게 부담시키는 것이 형평에 어긋나는 경우 적정한 손해배상 범위를 제한할 수 있다고 밝혔다.
따라서 특약이 유효하다는 판단과 새 제품 가격 전부가 배상액이라는 판단을 구분해야 한다. 무엇을 회복해야 하는지는 계약에서 정했더라도, 그 의무를 돈으로 정산하는 단계에서는 감정이 어떤 가격과 전제를 썼는지 살펴볼 여지가 있었다. 이 판결을 신품가격은 언제나 감액된다는 뜻으로 읽을 수도 없다.
분쟁 중이라면 계약서의 시설 목록, 임차 당시 상태, 사용기간, 감정서의 공사 항목과 단가를 함께 확인한다. 철거와 복구에 필요한 항목인지, 기존 시설을 새 것으로 바꾸는 비용인지가 구별돼야 각자의 주장을 구체화할 수 있다. 오래 썼다는 말만으로 일정 비율을 빼거나, 감정액이라는 이유만으로 전액을 확정해서는 곤란하다.
이 사건은 원상회복 의무가 없다는 결론도, 특정 금액을 전부 지급하라는 확정판결도 아니다. 약정한 복구 범위를 인정한 뒤 손해배상 범위를 다시 심리하도록 한 사건이다. 같은 특약을 검토할 때도 의무의 범위와 금액 산정의 근거를 차례로 확인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