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 사육 농장을 인수한 임차인이 토지를 빌리면서 계약 만료 때 땅을 원상복구하기로 했다. 토지에는 기존 가건물과 철창이 있었다. 임대차가 끝나자 이 문장에 기존 시설까지 철거하기로 한 약속이 담겼는지가 다퉈졌다.
대법원 2023. 11. 2. 선고 2023다249661 판결은 땅을 원상복구한다는 일반적인 문구만으로 그와 같은 약정을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원래부터 있던 가건물과 철창까지 없애야 하는 특별한 사정은 계약 체결 경위와 내용, 임대 당시 토지의 상태, 임차인의 변경 여부를 살펴 구체적으로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사건에는 이전 임차인에게 대가를 주고 농장을 인수한 사정도 있었다. 그렇지만 영업을 인수했다는 사실만으로 임대인에게 모든 기존 시설 철거를 약속한 것으로 단정되지는 않았다. 시설을 넘겨받는 거래와 토지를 반환할 때의 약정이 어떻게 연결되는지 확인해야 했다.
반대로 기존 시설은 언제나 그대로 두어도 된다는 판결도 아니다. 계약서가 철거할 시설과 반환 상태를 구체적으로 정했거나, 계약 당시 자료에서 그 약속을 인정할 특별한 사정이 있다면 판단의 출발점이 달라진다. 판결은 원상복구라는 단어를 없애거나 그 효력을 일률적으로 부정한 것이 아니라 이 사건 약정의 범위를 해석했다.
토지를 빌린다면 계약 당시 있던 시설과 임차 뒤 새로 설치한 시설을 구분할 자료가 필요하다. 처음 상태를 보여 주는 사진, 영업양도계약의 인수 목록, 토지 임대차의 특약을 함께 남겨 두면 어떤 시설을 가리킨 문장인지 확인하기 쉽다. 분쟁 뒤 작성한 철거 목록만으로 처음의 약정 내용을 대신하기는 어렵다.
또한 토지 임대차 사건을 주택이나 상가의 통상 손모 문제에 그대로 적용할 수는 없다. 이번 판결의 질문은 기존 농장 구조물까지 철거하기로 했는지다. 반환 때 나지로 만들 계획이라면 그 상태와 대상 시설을 계약에 드러내야 하며, 일반적인 원상복구 문장 하나에 모든 내용을 맡기지 않는 편이 낫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