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총회보다 앞선 날짜의 의사록 — 작성권한이 결론을 갈랐다

실제로 총회가 열린 날은 2017년 4월 30일인데 의사록에는 2016년 12월 31일에 개최한 것으로 적혔다. 날짜를 소급해 작성한 행위가 사문서위조로 기소되었다. 피고인은 총회 소집과 의결에 관한 권한을 포괄적으로 위임받았으므로 그에 따른 의사록을 작성할 권한도 있었다고 다퉜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2018. 5. 30. 선고 2017노4696 판결에서 검사의 항소를 기각했다. 총회 권한을 위임받은 뒤 실제 총회를 개최한 이상 그 명의로 의사록을 만들 권한이 있다고 보았다. 개최일을 사실과 다르게 썼더라도 작성명의를 도용한 문서위조와는 구별했다. 이 사건의 무죄판결은 확정되었다.

판단을 가른 기준은 내용이 사실인가만이 아니라 누구의 권한으로 문서를 만들었는가였다. 법원은 권한을 넘어서 문서를 만들면 위조가 성립할 수 있지만, 위임받은 범위 안에서 권한을 남용한 것에 그치면 사문서위조로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작성권한이 있는 사람이 허위 내용을 적는 행위를 무형위조라고 부르는 것도 이 구별 때문이다.

광주지방법원 순천지원 2023. 2. 2. 선고 2021고단1196 판결에서도 회의가 실제 열리지 않았다는 사실과 별개로 명의자의 포괄적 위임 여부를 살폈다. 법원은 위임이 인정된 문서에 관해 위조죄를 부정했고 항소기각으로 확정되었다. 다만 각 명의자와 문서에 대한 권한을 사건 자료로 확인한 하급심 판단이다.

날짜를 소급해도 괜찮다는 문서작성 지침으로 읽으면 안 된다. 사문서위조가 아니라는 결론은 의사록 내용의 진실성이나 결의의 효력, 다른 책임까지 모두 인정한다는 뜻이 아니다. 이미 만든 의사록을 검토할 때에는 실제 회의일, 작성일, 위임장과 권한 범위, 서명 · 날인 주체를 구별해 확인해야 한다. 사실과 다른 날짜를 그대로 사용하기보다 실제 경과에 맞게 문서를 정리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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