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가 끝난 이사를 멈추려 했다 — 가처분 대신 일시이사를 검토한 이유

임기가 끝난 이사가 계속 업무를 하자 직무집행을 정지해 달라는 가처분이 신청되었다. 임기만료라는 사실만 보면 권한도 끝났을 것 같지만, 이사가 빠져 법률이나 정관이 요구하는 인원에 미달하면 후임자가 취임할 때까지 권리와 의무를 계속하는 경우가 있다. 그 지위에 있는 이사를 어떤 절차로 배제할 수 있는지가 다투어졌다.

대법원은 2009. 10. 29. 자 2009마1311 결정에서 법에 따라 권리 · 의무를 계속하는 퇴임이사에 대한 직무집행정지 가처분은 허용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에게 계속 이사 업무를 맡기는 것이 불가능하거나 부적당하다면 법원이 일시 이사의 직무를 행할 사람을 선임하는 절차가 마련되어 있기 때문이다. 임기만료나 사임, 해임사유를 내세워 별도 가처분으로 우회할 수 없다고 보았다.

같은 결정은 반대의 경우도 구분했다. 퇴임할 때 이미 법률 · 정관상 이사 수가 충족되어 있었다면 그 이사는 임기만료나 사임과 동시에 권리 · 의무를 잃는다. 그런데도 실제로 권한을 행사한다면 권리 · 의무가 없다는 확인청구권을 바탕으로 직무집행정지 가처분을 구할 수 있다고 했다.

따라서 임기가 끝났다는 사정만으로 신청서를 고르면 안 된다. 핵심은 퇴임 당시 필요한 이사 수가 남아 있었는지다. 권한이 법에 따라 계속되는 사람을 교체하는 일과, 이미 권한을 잃은 사람의 행사를 막는 일은 출발점이 다르다.

이 결정은 주식회사 이사의 임기만료를 다룬 상법 사건이다. 민법상 사단법인이나 이사가 사망한 경우에도 같은 지위가 생긴다고 옮길 수는 없다. 가처분이나 일시이사 선임을 준비한다면 정관상 이사 수, 임기와 사임 시점, 후임자의 선임 · 취임 자료를 먼저 맞춰 봐야 한다. 등기부에 이름이 남았는지만으로 법적으로 업무를 계속할 권한이 있는지까지 판단하기는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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