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보가등기를 본등기로 바꿔도 경매에서 소유권을 지키지 못한 사건

가등기 권리를 넘겨받은 사람이 그 가등기에 기해 본등기를 마쳤다. 가등기 뒤에 들어온 근저당권과 압류 등 15건의 등기를 지워야 한다는 통지가 나갔지만, 등기관은 이의신청을 받아들여 말소하지 않았다. 경매는 계속되었고, 본등기를 마친 사람은 담보가등기권자로서 배당을 받았다.

나중에 대법원은 등기관의 말소 거부와 관련한 결정을 잘못이라고 판단했다. 그렇다면 국가가 부동산을 잃은 손해까지 배상해야 할까. 대법원은 2011년 12월 13일 선고한 2011다74772 판결에서 국가배상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등기절차의 잘못과 실제 소유권 취득은 따로 따져야 했다.

이 사건 가등기는 소유권 이전 순위를 보전하는 일반 가등기가 아니라 채권을 담보하는 가등기였다. 채권자가 담보 부동산의 소유권을 취득하려면 청산금 평가액의 통지와 지급 등 법정 청산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 절차를 위반해 먼저 마친 본등기는 무효이고, 뒤에 적법한 청산절차를 거치면 유효해질 수 있다.

그런데 이 사건에서는 경매가 시작되기 전에 청산절차를 거쳤다는 자료가 없었다. 오히려 본등기 명의인이 경매에서 배당을 요구하고 실제로 배당을 받았다. 대법원은 본등기가 무효이고 담보가등기는 매각으로 소멸한다고 판단했다. 경매가 무효여서 언제든 소유권을 회복할 수 있다는 원심의 설명도 바로잡았다.

국가배상에는 또 다른 문턱이 있었다. 법관의 재판에 잘못이 있다는 사실만으로 곧바로 국가배상책임이 생기지는 않는다. 권한의 취지에 명백히 어긋나는 행사 등 특별한 사정이 필요하고, 재판 형식의 불복절차가 있는 이 등기관 처분도 마찬가지였다. 기록에서 그런 사정은 확인되지 않았다.

담보가등기를 넘겨받거나 본등기를 검토한다면 등기부 순서만 볼 일이 아니다. 청산 통지의 도달, 청산금 지급과 기간 경과, 경매 신청 시점을 함께 확인해야 한다. 본등기를 먼저 해 두었다는 사실이나 나중에 등기절차에서 이겼다는 사실만으로 실체상 소유권까지 확보되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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