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금 받은 부동산을 다시 팔자 배임 판단이 뒤집힌 사건

매도인은 부동산을 13억8천만원에 팔기로 하고 계약금 2억원과 중도금 6억원을 받았다. 그런데 임차인 문제로 인도가 늦어졌다. 매수인들은 지연손해 등을 반영하라고 요구하면서 받아들이지 않으면 계약을 해제하겠다고 통보했다. 매도인은 그 뒤 다른 사람에게 부동산을 팔고 소유권이전등기까지 마쳐 주었다.

문제는 돈을 돌려줄 민사책임에 그치는지, 배임죄도 성립하는지였다. 원심은 매도인의 신임관계와 배임의 범의를 인정하기 어렵다며 이 부분을 무죄로 보았다. 대법원은 2018년 5월 17일 선고한 2017도4027 전원합의체 판결에서 그 판단을 뒤집었다.

다수의견은 중도금이 지급되어 계약 이행이 본격화된 단계에서는 매도인이 매수인의 소유권 취득을 보호할 신임관계에 있다고 보았다. 이런 상태에서 제3자에게 등기를 넘기는 행위는 매수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임무를 저버린다는 판단이다. 계약금을 받은 모든 거래에 같은 결론을 붙인 것은 아니다.

계약이 이미 끝났다는 주장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매수인들의 통보는 조건부였고 실제로 계약을 해제하지 않은 채 소유권을 넘기라고 계속 요구했다. 인도 지연과 손해 정산을 둘러싼 다툼만으로 계약관계가 사라지지는 않았다. 다른 매수인 앞으로 등기하기 전에도 이행 요구가 이어졌다는 사실이 중요했다.

반대의견은 부동산 매매의 등기의무도 매도인 자신의 사무이며, 계약 위반을 형사처벌하는 범위를 넓혀서는 안 된다고 보았다. 법원 안에서도 민사상 채무와 배임죄의 경계에 견해가 갈린 사건이다.

이 판결을 적용하려면 중도금 지급 여부와 계약의 유효한 존속, 두 번째 등기의 경위를 함께 확인해야 한다. 해제 예고와 실제 해제를 구별하고 지급 자료 · 통보문 · 이행 요구의 날짜를 맞춰 보아야 한다. 대법원은 배임 부분을 다시 심리하도록 돌려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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