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자가 압류 · 추심한 채권을 받기 위해 소송을 냈다. 채무자 측 회계자료에는 대여금 항목이 계상돼 있었다. 그러나 그 기재만으로 돈을 지급해야 하는 제3채무자에 대한 채권이 실제로 발생했다고 인정할 수 있는지가 다퉈졌다.
대법원 2007. 1. 11. 선고 2005다47175 판결은 추심금 소송에서 피추심채권의 존재를 증명할 책임은 원고인 추심채권자에게 있다고 했다. 압류와 추심명령을 받았다는 사실만으로 그 채권의 실체까지 확정되는 것은 아니었다.
법원은 장부에 대여금 항목이 있더라도 발생 시기와 조건을 알 수 없다면 그 기재만으로 채권을 인정하기 부족하다는 원심 판단을 수긍했다. 회계상 이름과 실제 거래에서 돈을 청구할 권리가 있는지를 나눠 본 것이다. 이 판결은 상고기각으로 확정됐다.
추심채권자에게는 채무자가 누구에게 받을 돈이 있다는 정보가 출발점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제3채무자가 그런 돈이 없다고 다투면 채권의 발생 원인을 구체화해야 한다. 채무자에게 받을 자기 채권을 입증하는 자료와, 채무자가 제3채무자에게 받을 채권을 입증하는 자료는 서로 다른 대상이다.
이 사건을 예금이나 모든 매출채권의 존재까지 부정하는 판결로 읽을 필요는 없다. 판결의 주된 다른 쟁점은 준소비대차와 가압류의 효력 등이었고, 여기서는 추심금 청구의 증명책임과 회계자료의 한계에 해당하는 판단만 참고한다. 모든 장부 기재가 쓸모없다는 뜻도 아니다.
추심 소송을 준비한다면 압류 · 추심명령에 적힌 채권이 무엇인지부터 거래 자료와 맞춘다. 대여금이면 약정과 지급 내역, 발생 시점과 조건을 보여 줄 자료가 있는지 확인한다. 장부 항목 하나만 제출하기보다 그 숫자가 어떤 거래를 거쳐 제3채무자에게 청구할 권리가 됐는지를 설명해야 한다. 제3채무자가 부인할 때 무엇을 더 확인해야 하는지 보여 주는 사례다.
